묻지마 지원에 멍든 내일의 꿈..다시 시작해볼까

대학 4년, 동아리·알바 통해 적성 찾아야
진로 결정 못했다면 폴리텍 기능사 도전
  • 등록 2013-03-14 오전 7:05:00

    수정 2013-03-14 오전 7:05:00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김민수(29)씨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다. 김씨는 “전공을 살려서 갈 수 있는 곳이 드물어 어쩔 수 없이 사무직으로 취업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뒀다”며 “전공을 살리기 힘들다면 공무원이나 할까 해 준비 중”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김씨와 같이 전공과 상관없이 진로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13일 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전공과 다른 분야에서 첫 일자리를 잡은 청년 취업자 비율은 2001년 72.8%에서 2011년 77.1%로 4.3%포인트 늘었다.

이처럼 일단 취업부터 하고, 진로는 나중에 고민하겠다는 ‘묻지마 지원’이 늘어나면서 입사직후부터 이직을 고민하는 신입사원들이 10명중 9명이나 된다. 사람인에 따르면 입사 1년 내 이직을 고민하는 사람은 93%나 됐고, 실제로 이직을 준비한 사람도 80.3%나 됐다.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자신의 진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고 묻지마식 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직무매치가 잘 된 경우 직장에 오래 머무르려는 경향이 있어 근속기간이 길어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이직이 잦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자신의 적성부터 파악하는 게 성공 취업의 지름길이다.

동아리부터 알바까지 경험통해 진로탐색

새학기가 시작된 대학 캠퍼스는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11일 오전 경기 수원 아주대학교 교정에 동아리 신입회원을 모집하느라 분주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뉴시스)
진로는 중고등학교 때 정해서 대학 때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중고등학교는 입시교육 위주여서 진로 탐색이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대학 4년동안 진로를 모색하는 게 최선이다. 다양한 동아리 활동과 교외활동 등은 자신의 적성을 파악하기에 좋은 기회다. 이때 쌓은 다양한 경험이 진로결정에 큰 도움이 된다.

아르바이트는 미리 사회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직장생활의 기초인 고객대면 서비스 알바부터 전문 직능알바까지 다양하다. 이 과정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할 수 있는지, 만족하는지를 검토하는 것은 필수다.

안수정 알바몬 과장은 “해당 직무에 참여해보면서 감춰진 소질도 계발하고 이미 꿈꾸고 있던 직업세계 간접 체험하면서 자신의 꿈을 구체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진로 결정 못했다면..기능사 도전해볼까?

고등학교 때나 대학 때 미처 진로를 정하지 못한 채 취업했다가 일이 맞지 않아 그만둔 사람이라면 폴리텍 기능사과정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폴리텍 기능사과정은 대입과 별도로 15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학력 제한 없이 도전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고 있다. 전국 23개 캠퍼스에서 국가 기간·전략산업직종 53분야가 개설돼 있다. 옥외광고디자인부터 봉제, 전자출판까지 적성에 맞는 분야를 선택해 6~12개월 과정을 들으면 된다.

전액 국비로 공부하면서 매달 20만원 정도의 지원금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성적우수자와 취약계층에게는 각종 장학금혜택도 주어진다. 특히, 작년부터 모든 학과가 두 가지 이상의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개편됐다. 2011년과 2012년 수료생의 76%가 취업에 성공했다.

입학이 취업으로 직결되면서 경쟁률도 치솟고 있다. 지난해 평균 2.1대1이었던 경쟁률은 올해 2.6대1로 높아졌다.

박종구 폴리텍 이사장은 “제일 중요한 것은 취업에 대한 의지”라며 “면접 비중이 높아 취업에 강한 열망을 가진 사람이라면 합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폴릭텍 원주캠퍼스 산업설비과 학생들의 실습모습(한국폴리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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