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250.82포인트, 1.96% 하락한 1만2573.57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71.36포인트, 2.44% 내려간 2859.09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일대비 30.18포인트, 2.33% 낮은 1325.51을 각각 기록했다.
스페인이 중기 국채를 총 22억2000만유로 어치 발행하며 입찰 목표치를 채웠지만, 3년만기 국채 낙찰금리가 5.54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 시장심리를 악화시켰다. 이탈리아 국채 증거금 인상조치와 3년만에 최악이었던 유로존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도 부담이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경제지표도 부진했다.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치에 못미쳤고 추세를 보여주는 4주 이동평균 건수가 6개월 반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마킷사가 발표한 제조업 경기지표도 넉 달만에 최악이었다. 뉴욕에 이어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가 급락하면서 제조업 경기에 먹구름이 드리웠고, 기존주택 판매도 저조했다. 오후에는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가 글로벌 대형 은행들의 신용등급 강등 결과를 이날 또는 22일에 발표할 것이라는 부담감이 시장을 짓눌렀다. 흔히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지수가 13%나 급등하며 16선까지 올라갔다. 업종별로는 모든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금융주와 에너지주가 급락세를 주도했다. 세계 최대 원자재업체 중 하나인 알코아가 4% 이상 급락했고 헤스도 7% 이상 급락했다. 인텔도 3.54% 하락했고 휴렛-패커드(HP)도 4.09% 하락하는 등 대형주가 특히 부진했다. 최대 가전 소매업체인 베스트바이는 배당금을 6% 인상한다는 소식에도 4% 이상 하락했고 베드 배스 앤 비욘드는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탓에 17% 가까이 추락했다. 체사피크 에너지는 새로운 이사회 의장과 5명의 신임 독립 이사를 선임했다는 소식에도 4.83%나 하락했다. TJX는 웰스파고로부터 투자의견 상향 조정을 받았지만 끝내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1.62% 하락했다. 셀젠도 새로운 신약 허가 신청을 철회했다는 소식에 11% 이상 내려갔다. 반면 콘애그라 푸즈는 2분기에 흑자로 전환했다는 소식에 2.68% 상승했다. 머크도 0.61% 상승했다.
◇ "스페인 은행권 680억유로"..구제금융 곧 요청
스페인 은행권 감사를 진행해온 세계적 컨설팅사인 롤랜드 버거와 올리버 와이먼은 결과 보고서를 통해 "최악의 경제 시나리오를 전제로 할 경우 스페인 은행권이 부실자산을 해소하고 자본수준을 정상화하기 위해 최대 680억유로(780억달러)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 컨설팅사는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6.5%에 이르고 집값은 고점대비 최고 60% 추락한다는 전제하에서 스페인 은행권에 필요한 자금은 510억유로~620억유로일 것으로 점쳤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스페인의 GDP 성장률이 올해 4.1%, 내년에 1.6% 각각 후퇴할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전제로, 은행권에 필요한 자금이 최소 370억유로일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이처럼 독립 감사보고서가 발표되면서 스페인 정부는 수일 내에 유럽연합(EU) 등에 구제금융 지원을 공식 요청하기로 했다. 이날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경제장관은 룩셈부르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은행권 지원을 위한 공식 구제금융 지원 요청안을 수일 내에 마련할 것"이라며 "다음달말 전까지는 구제금융 최종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날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룩셈부르크에서 회동을 갖고 스페인 은행권에 대한 구제금융을 EFSF을 통해 우선 지원한 뒤 ESM으로 승계하기로 비공식 합의했다. 특히 ESM 지원금은 다른 채권자들의 권리에 가장 앞서는 최선순위가 된다는 현 협정상 ESM을 먼저 활용할 경우 스페인 국채 투자매력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일부 우려를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스페인·伊, 1년내 구제금융 수순 밟을듯"
그는 "내년쯤이면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더이상 시장에서 국채 발행을 토해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갈 것이고, 이럴 경우 EU 당국도 유로존 유지를 위해 구제금융을 지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튜타드 대표는 "이들 두 국가는 이미 2조8000억유로(3조6000억달러) 수준의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그리스와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 구제금융을 받은 국가들의 총합보다 4배나 크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따라 스튜타드 대표는 "EU가 실질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고 수출을 돕기 위해 유로존의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상승과 유로화 하락을 어느 정도 용인하지 않는다면 이렇게 경제규모가 큰 국가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은 결국 독일의 국가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ECB, 담보요건 완화로 은행권 지원"
유로존 은행권과 자금시장에 스트레스가 고조되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이 대출을 위한 자체 담보요건을 완화하면서 은행권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독일의 `디 벨트`지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ECB가 은행들이 유동성 대출을 더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은행들에게 요구하는 담보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ECB는 스페인 은행권에 대한 지원을 염두에 두고 대출을 위해 담보로 사용할 수 있는 모기지담보증권(MBS)의 범위를 확대해주는 쪽으로 결정했다는 것. 현재 스페인 은행들은 부실 부동산 자산이 과도해 보유하고 있는 MBS 신용등급이 크게 하락한 상태다.
한 ECB 관계자는 "현재 ECB는 유로존 국채에 대해 신용등급으로 평가하는 규정을 없애는 대신 담보요건 산정을 위해 독자적으로 국채 가치를 정하도록 하는 중기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 美 제조-주택-고용지표 동반 악화
세부 항목별로는 신규주문 지수가 전월의 -1.2%에서 -18.8로 크게 악화된 가운데 출하지수도 3.5%에서 -16.6으로 악화됐다. 평균 근로시간은 -5.4에서 -19.1로 낮아졌다. 다만 고용지수만 -1.3에서 1.8로 소폭 개선됐다. 필라델피아 연은지수는 동부 펜실베니아와 남부 뉴저지, 델라웨어 지역 등을 포괄하고 있다.
또 이날 전미중개인협회(NAR)는 지난 5월중 미국 기존주택 판매가 전월대비 1.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4월 증가로 돌아선지 한 달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계절조정후 연율로 환산한 판매 주택수도 455만채로 앞선 4월의 462만채보다 감소했고 시장에서 예상했던 457만채보다도 적었다. 4월 수치는 종전 발표치와 같았다.
아울러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8만7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주의 38만9000건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시장에서 예상했던 38만건은 소폭 웃돌았다. 2주일전 건수는 종전 38만6000건에서 3000건 상향 조정됐다. 변동성을 줄인 4주일 이동평균 건수는 38만6250건으로, 전주의 38만2750건보다 다소 늘어났다. 특히 이는 지난해 12월초 이후 6개월 보름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 유로존 민간경제, 3년래 최악..ECB 부양기대
유로존 민간경제가 5개월 연속으로 기준치를 밑돌며 경기 후퇴를 재확인시켰다. 특히 3년만에 최악의 경기상황을 보이며 경기 침체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부양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민간조사업체 마킷이코노믹스는 6월중 유로존의 제조업-서비스업 복합 구매자관리지수(PMI) 예비치가 46.0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9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이로써 유로존 PMI는 앞서 1월에 5개월만에 처음으로 경기 확장 기준치인 50선을 넘었다가 5개월 연속으로 기준치 아래에서 맴돌았다. PMI가 기준치인 50선을 밑돌 경우 경기는 침체국면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복합 PMI도 5월의 49.3보다 낮은 48.5로 하락하며 최근 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