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조정 가능성 남아있다

  • 등록 2011-02-01 오전 7:02:00

    수정 2011-02-01 오전 7:02:00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뉴욕 증시가 31일(현지시간) 엑슨모빌의 어닝 서프라이즈와 소비지표 개선을 호재로 삼아 반등에 성공했다. 이집트 반정부 시위 우려로 급락한 지 하루만이다. 그러나 월가 전문가들은 조정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앤드루 르보우 MF 글로벌 브로커는 "주식시장은 매우 불안해 하고 있다"며 "이집트를 경유하는 석유가 상당히 많다는 점은 우려를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제임스 웨드부시모간증권 선임 트레이더는 "이집트에서 크게 부정적인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상황이 진정된 것도 분명 아니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간 펀드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이집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고려할 때 주식시장이 지지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시장이 뉴스에 논리적으로 반응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조정을 촉발할 수 있는 재료는 이집트 사태 뿐이 아니다. 계속되는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 중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도 투자심리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버트 화이트 LPL 파이낸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식시장은 (경제에 비해) 앞서 나갔고, 여전히 약간의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정을 촉발할 재료로 이집트 등의 지정학적 위험과 더불어 최근 계속해서 미국을 강타하고 있는 폭설을 들었다. 화이트는 "몇차례에 걸친 폭설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며 "우리는 영향이 매우 컸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정이 오더라도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대다수였다.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면서 기업들의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LPL의 화이트는 "연방준비제도(Fed)가 부양책을 지속할 것이기 때문에 주가가 3~5% 정도 하락하면 주식을 매수할 기회"라며 "S&P500 지수는 (소폭 조정 후 반등하다가) 다시 하락하기 전에 1400선을 터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릭 티일 퍼스트시티즌뱅크쉐어즈 CIO는 "경제 모멘텀과 지정학적 리스크의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다"며 "내 견해로는 경제 모멘텀이 승리할 것 같다. 실적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고, 인수합병(M&A) 활동은 경제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집트발 악재는 지난주 금요일의 급락에 이미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더 이상의 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견해다.

제프리 사우트 레이먼드제임스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지난주 금요일에 있었던 일로 인해 투자자들은 이틀째 하락을 예상했겠지만, 시장의 탄력은 놀라울 정도로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집트 사태 이전부터) 시장은 조정이 임박했다고 예상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금요일 급락으로 인해 시장은 더 이상 과매수 상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집트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의 민주화 움직임은 시장에 단기적인 불확실성을 주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호재라는 시각도 있었다.

프레드 크랭켈 베이컨트러스트 부회장은 "단기적으로 사태가 어떻게 흘러갈지 관망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중동 국가들이 더 민주화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1월 다우 지수는 1월 한 달 동안 2.7% 상승하며 지난 1997년 이후 1월 기준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최근 한 달 1.7%, S&P500 지수는 2.3% 각각 올랐다.

이에 대해 앤드루 피츠패트릭 힌즈데일어소시에이츠 투자부문 담당 이사는 이날 보고서에 "한 해의 첫번째 달의 수익률이 한 해의 추세를 결정해준다는 `1월 효과`가 올해 이뤄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썼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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