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후 첫 저서인 `격동의 시대 ; 신세계에서의 모험(The Age of Turbulence ; Adventures in a New World)`이 그것.
긍정적이로든 부정적으로든 여전히 `경제 대통령` `마에스트로` 후광이 떠나지 않고 있는 그가 경험했던 전세계 경제에 대한 통찰과 해석은 `참조`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edaily 국제부는 공식 출간일(17일)에 앞서 그의 회고록을 확보하고, 그의 프레임으로 돌아본 격동의 세계 경제, 그리고 향후 진단을 앞서 살펴본다.(편집자 주)
출간 전부터 화제를 보았던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의 회고록 `격동의 시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edaily가 공식 출간에 앞서 확보한 531페이지의 이 저서는 펭귄프레스에서 펴냈다. 17일 공식 출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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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 시절인 1970년대 중반 백악관 경제 자문을 맡았고, 로날드 레이건 정권인 1987년 6월 FRB 의장에 선임된 그는 20년 가깝게 FRB를 이끌며 중차대한 경제 사안을 직접 겪어냈고, 해법도 마련해야 했다.
그가 지낸 시절은 그가 명명하지 않아도 `격동의 시대`임은 분명해 보인다. 1987년 블랙먼데이, 1990년대 말 닷컴 버블과 붕괴, 2001년 9.11 테러 등 굵직한 사건들이 그의 재임 시절 벌어졌다.
그가 `갈아치운` 6명의 역대 대통령들에 대해 평가한 부분도 있어 눈에 띈다. 특히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에 대해선 강도높게 비난하면서, 자신은 한 번도 현 정부 경제 정책 결정에 있어 이너 서클이 아니었다고 밝혀 주목된다.
특히 이 책의 마지막 챕터(The Delphic Future)는 전세계 경제가 2030년 어떻게 작동될 지에 대해 언급하고 있어 주목된다. 그는 생산성 둔화와 중국 인플레이션의 수출, 재정적자 등의 3대 요인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되면서 금리가 10%까지 현재의 배로 올라갈 수도 있다고 봤다.
서브프라임 위기를 조장한 주범으로 지목되는 것에 대해선 정면 반박했다. 2000년 초엔 디플레이션을 막는 것만이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강하게 비난하면서도 후임인 벤 S. 버냉키 의장에 대해선 중립적인 자세를 지켰다. 책엔 버냉키 의장에 대한 언급이 없다. 회고록에 실린 사진 아래 캡션에서만 간접적으로 그린스펀 의장의 입장이 드러났을 뿐이다. 캡션엔 "나는 경험많은 후임자에게 일을 넘기는 것에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쓰여 있다.
회고록은 개인적인 이야기에도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뉴욕에서 보낸 어린 시절, 음악의 명가 줄리아드 음대를 졸업하고 재즈밴드 단원으로 전국을 떠돌기도 했던 `뮤지션`인 그가 어떻게 `경제`로 눈을 돌리게 됐는지에 대한 얘기도 들어 있다.
사실 연주실력이 뒤어났으면 그는 FRB 의장은 커녕 경제 쪽엔 전혀 발을 담그지 않았을 수도. 실력이 뒤떨어져 경리를 보게 된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이에 뒤늦게 뉴욕대학교에 진학,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자신이 세운 컨설팅 회사에서 경기예측에 탁월한 실력을 발휘했고, 이것이 금융가는 물론 워싱턴 정계까지 움직였고 중앙은행 총재에 까지 올랐다.
그는 출간에 앞서 지난달 31일자로 아마존에 올린 출간 소감에서 "조심스럽기만 했던 `페드 스피크(Fedspeak; 통화정책에 관한 애매하고 모호한 발언)`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 자못 기쁘다"고 밝혔다.
책을 내놓는 심정은 아마도 비장한 것 같다. 독자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볼 지 불안하고, 마지막 장은 `베토벤의 9번 교향곡(마지막 작품)` 같지는 않아도 자신과 책엔 `마침(closure)`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심금을 울렸다고 말했다.
회고록이 대박을 낼 지도 관심사다. 그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자서전에 이어 출판전 인세로는 두 번째로 많은 850만달러를 이미 챙겼다. 관련기사 ☞ 그린스펀 회고록 `대박예감`..출판전 인세만 850만弗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 프로필
1926년 맨해튼 북쪽 워싱턴 하이츠(Washington Heights)에서 태어났다. 줄리아드 음대에서 클라리넷을 전공한 뒤 전문 뮤지션으로 활동했다. 뉴욕대에서 경제학으로 학, 석,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54년 경제 컨설팅사 타운젠드-그린스펀을 세워 활동했고, 1974년부터 1977년까지 백악관 경제 자문을 맡았다. 로날드 레이건 전 대통령 시절 FRB 의장으로 임명돼 18년6개월간 활동한 뒤 2006년 1월 퇴임했다. 현재 알리안츠 소유의 캘리포니아주 뉴포트 소재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PIMCO)의 자문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