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미국과 중국이 북한의 무더기 미사일 발사를 비판한 유엔 결의안 채택에서뿐만 아니라, 이미 대북 금융제재에서 협력하고 있음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이 중국의 공개적 만류를 뿌리치고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중국의 대북 금융제재 동참 때문이란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국판 ‘외환은행’
BOC는 홍콩증시에 상장을 추진할 정도의 큰 규모로,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중국인민은행(The People’s Bank of China)과는 별개의 은행이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외환을 전문적으로 취급한 외환은행과 비슷한 은행이다.
이와 관련, 올해 2월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는 “미국 정부는 북한의 미 달러화 화폐 및 담배 밀수와 연관된 (BOC의) 홍콩 계좌에서 267만 달러 이상을 압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의 요청으로 BOC홍콩본부의 자회사인 지여우(集友) 은행에 개설된 중국인 여성 무직자의 3개 계좌에 이들 자금이 동결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또, 올해 4월 뉴스위크는 “미 행정부는 지난 2월 북한 위조 달러 수사 칼날을 BOC로 겨눠 중국을 긴장시켰다”고 전했다.
◆북한, 배신감
북한은 이로 인해 중국에 대해 심한 배신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이 미사일 발사 사실을 중국에 사전 통보하지 않은 점, 미사일 발사 후 평양을 방문한 후이량위(回良玉) 부총리 일행을 박대한 배경에 이 문제가 있을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은행의 마카오지점 북한 계좌(대성은행)로 2000년 대북송금사건 당시 국가정보원이 총 2억 달러를 송금했다는 사실도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부시 행정부가 이 같은 전력이 있는 이 은행을 지목함으로써, 불법적으로 북한을 지원한 행태에 대해 경고사인을 보냈다는 해석도 있다.
BOC가 북한관련 계좌를 동결한 사실은 다른 나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전 세계의 기업들과 금융기관들에 북한과 상대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다. 스위스의 크레디스위스은행은 지난 1월 북한과의 신규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고, 싱가포르의 3위권 은행인 ‘유나이티드 오버시즈 뱅크(UOB)’도 최근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중지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20여 개 금융기관이 대북 금융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