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유지 위해 죠스바만 하루에 20개 먹었죠”

서형균 롯데중앙연구소 연구원 인터뷰
국내 첫 ‘제로 칼로리 아이스크림’ 개발
기존 제품 맛 구현 위해 수백번 테이스팅
“알룰로스 식약처도 인정한 대체당…안전 물질”
“세대가 지나도 사랑받는 제품 만드는 게 목표”
  • 등록 2024-07-29 오전 6:10:00

    수정 2024-07-29 오전 6:10:00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국내 최초 제로칼로리(0㎉) 아이스크림을 만들기 위해 매일 실험을 거듭했습니다. 하루 최대 20개의 아이스크림을 맛본 적도 있습니다. 0㎉ 제품이라도 기존 제품과 맛 차이가 없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아이들이 ‘아빠가 만든 제품이네?’ 할 때 보람을 느낍니다.”

서형균 롯데중앙연구소 디저트2팀 연구원 (사진=롯데웰푸드)
국내 최초로 ‘제로 칼로리 아이스크림’을 개발한 서형균 롯데중앙연구소 디저트2팀 연구원은 지난 1년여간의 연구 과정을 이렇게 회상했다. 그는 최근 롯데웰푸드(280360)의 간판 빙과 제품인 ‘죠스바’, ‘수박바’, ‘스크류바’의 0㎉ 제품을 만든 주역이다. ‘죠·크·박’으로 불리는 해당 제품들은 지난 4월 출시 이후 현재 누적 판매량 3000만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서 연구원은 14년간 아이스크림 연구만 몰두한 아이스크림 전문가다. 아이스크림이 좋아 식품 연구원이 됐다. 지난 2021년에는 국내 최초 비건 인증 아이스크림 ‘나뚜루 비건’을 개발했다. 월드콘과 설레임의 다양한 맛도 그의 손을 거쳤다.

서 연구원은 “어느날 외부 시장 조사에 나섰는데 매대의 0㎉ 음료들을 보고 ‘이걸 잘 얼리면 0㎉ 아이스크림도 가능하겠다’고 생각한 게 개발의 첫 단계”라고 떠올렸다.

하지만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관건은 설탕을 쓰지 않고 기존 제품의 맛을 구현하는 것이었다. 그는 천연 감미료 ‘알룰로스’에 집중했지만 알룰로스만으로는 기존제품의 맛을 구현하기 어려웠다. 서 연구원은 “알룰로스와 다른 감미료를 배합비를 달리하면서 스스로 제조법을 찾았다”며 “수백번 이상의 테이스팅으로 입맛이 무뎌져 고생했다”며 “주변에서 ‘이거 완전 똑같다’는 말이 나왔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고 웃어 보였다.

서형균 롯데중앙연구소 디저트2팀 연구원 (사진=롯데웰푸드)
알룰로스 등 대체당은 녹는점이 낮다는 것도 난관 중 하나였다.

알룰로스는 기존 설탕보다 1.7배 가량 더 빨리 녹는다. 제품의 유통·보관과정에서 치명적인 문제다. 서 연구원은 여기서 아이스크림의 바깥인 코팅 부분과 내부를 달리 만들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죠스바의 보라색 부분을 내열성에 강한 함량으로 만들면 안쪽 부분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기는 원리”라며 “원료의 함량, 구조에 대해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과일에도 기본 함유된 희소당인 알룰로스는 안전한 감미료지만 최근 설사나 복통 등 부작용도 나타난다. 서 연구원은 “알룰로스 등 대체당류는 소화 중 몸에 흡수되지 않는 성질이 있다”며 “체질에 따라 과다 섭취시 설사와 복통이 나타나는 경우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알룰로스의 일일 허용치를 따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며 “아이스크림은 찬 음식이니 개인의 체질을 고려해 적정량을 섭취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그의 꿈은 시대가 변해도 사람들이 계속해서 즐기는 ‘롱런’ 제품을 만드는 일이다. 서 연구원은 “무수히 많은 신제품이 쏟아지고 사라지는 게 반복되는 시대”라며 “현재 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도 맛있게 즐기는 제품을 만드는 게 보람이자 목표”라고 강조했다.

서형균 롯데중앙연구소 디저트2팀 연구원 (사진=롯데웰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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