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약 22조 9000억원 규모를 순매수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의 순매수액을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해 11월부터 8개월 연속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시장의 외국인 보유액은 총 844조 5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코스피 시가총액의 36% 넘어선 것으로 팬데믹 상황인 지난 2021년 이후 약 3년 만이다.
이와 달리 개인들은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다. 예탁결제원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개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보관 금액은 1273억 2700만 달러(약 176조 2714억원)로 집계됐다. 201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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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미국 증시의 대표 지수는 S&P500과 나스닥은 이날까지 각각 17%, 22% 오르며 신고가를 수차례 갈아치웠지만, 코스피는 8.01% 오르는데 그쳤고, 코스닥은 오히려 0.93% 떨어졌다.
무엇보다 미국 증시에 투자한 개인들의 수익률이 양호하자 투자 이민에 합류하는 개미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NH투자증권이 자사의 고객 계좌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개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테슬라의 평균 수익률은 28.39%로 집계됐다. 테슬라의 주가가 올해 내내 부진했음에도 최근 ‘V자’ 반등을 나타낸 결과다. 보관금액 2위인 엔비디아와 애플의 경우 개인들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122.43%, 63.91%로 나타났다.
이날 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 기업의 현금 배당 건수는 총 1173건으로 전년 대비 17건 늘었고, 배당 금액 규모도 같은 기간 3.7% 증가했다. 또한, 자사주 소각 건수와 규모도 각각 전년 대비 93%, 190% 늘었다. 최근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은 한국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한국 시장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상징”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가 가시화하며 코스피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와 비과세 혜택 등 유인책이 더해지며 미국으로 떠난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로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쉬어가더라도 일단 2900선 돌파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하반기 코스피가 레벨업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고 있어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