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갈등에…노량진 3구역 재개발 지지부진

59㎡ 기준 조합 분양가 9.4억, 일반 분양가 10.4억
“공사비 상승 감안해도 너무 높아”
시공사 프리미엄 전략 “조합원들 원치 않아”
“정부 중재 사실상 실효성 없어”
  • 등록 2024-01-17 오전 5:00:00

    수정 2024-01-17 오전 5:00:00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주택 공급 활성화 일환으로 정부가 각종 정비사업 규제를 풀고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공사비에 대한 조합과 건설사 간 입장차가 커지면서 정작 정비사업 현장은 답보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각종 지원책으로 공사비 갈등 중재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실질적으로 정부가 가격책정을 강제할 수 없어서 실효성이 없단 평가다.

이 같은 분위기 속 최근엔 서울마저도 정비사업이 결정만 되면 너도나도 손을 들며 뜨거운 입찰 전을 벌이던 과거와 달리, 공사비가 낮게 책정되면 아무도 참여를 안 해 유찰되는 사업지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의 한 재건축 단지에서 작동 중인 크레인 모습. (사진=연합뉴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노량진 3구역 재개발 조합은 최근 조합원 분양가 산정 내역을 전달 받고 ‘조합원 고분양가’ 논란에 일부 조합원들의 불만이 고조되며 시공사인 포스코건설과 조합원 간 갈등 조짐이 일고 있는 분위기다.

조합원들이 전달받은 평균 조합원 분양가는 △전용면적 59㎡ 기준 9억 4000여만원 △84㎡ 기준 11억 3500여만원 △107㎡ 기준 12억 1100여만원이다. 일반 분양가는 △59㎡ 기준 10억 4000여만원 △84㎡ 기준 12억 5000여만원 △107㎡ 기준 13억 4000여 만원으로 조합원 분양가와 일반 분양가가 1억원 남짓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조합원들은 최근의 가파른 분양가 상승세를 감안 하더라도 고분양가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량진 3구역의 한 조합원은 “공사비가 너무 높게 책정돼 시공사인 포스코 건설에 공사비 내역을 요구했지만 투명하게 공개가 안되는 상황”이라며 “포스코 건설 측은 프리미엄 브랜드 오피에르를 내 걸어 고급화시킨다는 전략인데 살 사람은 우리인데 누가 원해서 하는 건지 한숨만 나온다”고 토로했다. 오피에르는 포스코건설이 작년 7월 서울 핵심지 사업 수주를 위해 선보인 고급 주택 브랜드다.

또 다른 조합원은 “현재 집단 민원을 넣은 상태고, 고소까지 고려하는 분들이 많은데 사업 지연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노량진 3구역 재개발 조합·일반 분양예상가 표 (사진=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노량진 3구역 인근 단지인 상도파크자이는 전용면적 84㎡ 기준 현재 시세가 14억원으로 형성돼 있다. 같은 면적 노량진 3구역 일반 분양가가 12억 5000만원으로 대략 시세와 1억 5000만원 가량 차이가 나는데 통상적으로 일반 분양가와 기존 시세가 1억원대로 차이가 날 경우 고분양가라고 평가하고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주택 공급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정비사업장이 공사비 갈등으로 사업 진행 속도가 더뎌지는 것을 우려해 컨설팅비용을 지원하고 중재 자리를 마련하는 등 각종 지원책을 발표했지만 사실상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은 없다는 평가다. 다만 정부가 올해부턴 지자체 도시분쟁조정위의 조정에 확정판결과 동일한 재판상 화해효력을 부여하기로 한 만큼 전국 곳곳 공사비 갈등을 겪는 사업장 정비사업 시계를 다시 빠르게 돌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공존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발표는 공사비 갈등 문제에 있어 유의미하게 봐야 한다”며 “기존에는 사실상 강제력이 전혀 없어 실효성이 아예 없었는데 이젠 정비사업단계에서 분쟁이 발생했을 때 지리멸렬한 소송까지 안가고 단기에 결론을 낼 수 있도록 바뀌는 부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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