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기대 후퇴 속…2600선 내준 코스피
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29포인트(0.78%) 내린 2587.02에 마감했다. 6거래일 만에 2600선을 내줬다.
이 가운데 코스피 부동의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역시 400원(0.52%) 하락한 7만6600원에 머물렀다. 삼성전자는 지난 2일 장 중 7만9800원까지 오르며 8만원대에 바짝 다가섰지만 3~4일 연속 하락하며 다시 7만원대 중반에서 머무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당분간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3월 금리인하 기대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3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공개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이사들이 지난달 기준금리가 정점에 도달했고 올해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금리 인하가 이뤄질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은 상태다. 의사록에는 “정책 전망에 대해 논의하면서 참가자들은 이번 긴축 사이클에서 정책금리가 정점 또는 그 부근에 있을 것으로 보았지만, 실제 정책 경로는 경제가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달려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에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가 위축되며 글로벌 증시 모두 약세 국면을 맞았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오름세는 외국인이 주도해 왔다. 지난 12월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사들인 금액은 3조3708억원에 달하는데 삼성전자를 1조549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게다가 외국인은 지난 20일부터 9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수 중이다. 하지만 달러 가치가 오르며 외국인의 매수세가 주춤해지면,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을 이끌던 ‘사자’세 자체가 둔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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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는 그대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0.90% 줄어든 69조8323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6.35% 감소한 3조6019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보다 부진한 실적이지만 한 달 전 영업이익 전망치(3조4870억원)보다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 매출액은 302조1656억원으로 작년보다 15.77% 늘어나고,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362.88% 증가한 34조1628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2년간의 역성장이 마무리될 것이란 얘기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감산효과가 지속한 가운데, 공격적인 메모리 가격 인상 전략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1분기부터 스마트폰 메모리 탑재량 증가 추세가 시작되는 등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서비스도 출시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까지 업황이 어려워 역성장을 이어온 만큼, ‘특별배당’을 기대하긴 힘들지만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발표할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는 3년 단위로 주주환원 정책을 밝히는데 올해가 2024~2026년 환원책을 발표할 순서이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1월 정규 배당 규모를 연간 9조8000억원으로 높이고,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올해 잉여현금흐름이 좋지 않았던 만큼, 큰 배당금을 기대하기 힘들겠지만 향후 배당정책이나 자사주 소각 등을 안내하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