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노동기구에 따르면 사회적 대화는 경제 및 사회 정책과 관련하여 공통의 이해관계를 가진 의제에 대해 노사단체와 정부 또는 노사단체 간에 이뤄지는 모든 형태의 협상, 협의 또는 정보의 교환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사회적 대화라고 하면 합의를 목적으로 한 노사정 협상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경사노위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무려 104건의 합의문과 58건의 권고문·건의문이 생산됐고, 내용도 노동 이슈뿐만 아니라 고용창출, 실업대책, 근로복지, 산업안전 등으로 확대돼 정부 정책의 한 프로세스로 정착됐다고 할 만하다. 특히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 등 위기 때마다 노사정이 힘을 모으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고는 핵심 쟁점에 대해선 늘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미합의 쟁점은 정부·여당이 입법을 강행하다 노동계의 반발로 개혁이 좌절되고 정권이 바뀐 적도 있고, 대타협이라는 이름으로 내용이 희석되거나 추진이 유보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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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대화는 주체들이 강력한 의지와 역량, 그리고 실질적인 대표권을 가지고 참여하고, 그 결과를 책임지며 이행하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을 때 의미 있는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그 과정을 지원하고 결과를 존중하며,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사항도 국가 장래를 위해 필요하다면 국민의 이해를 구하면서 결단하고 심판을 받아야 한다.
지금 우리는 양극화, 인구감소, 기후변화 등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3중 위기에 직면해 있다. 갈라진 일터와 분열된 사회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고 진영 싸움에 매몰돼서는 미래가 없다. 노사정은 무엇을 양보하고 희생할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는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임한다면 반드시 밝은 미래로 가는 열쇠를 찾을 것이다. 해묵은 주장을 반복하기에 앞서 정확한 상황진단과 문제 인식을 공유하고, 대화가 막힐 때는 함께 현장으로 나가보라. 무엇보다도 사회적 대화가 개혁의 후퇴를 의미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