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내 가슴에'부터 BTS 아미밤까지…세계 속 '한류'가 걸어온 길

'우리가 사랑했던 [ ], 그리고 한류'
음악·영화·방송 등 720건 소개
"한류 바라보는 하나의 관점 제시하고자"
9월 3일까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
  • 등록 2023-08-10 오전 5:45:00

    수정 2023-08-10 오전 5:45:00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우리는 언제나 늘 좋은 영화, 드라마가 있었다. 단지 세계가 지금 우리에게 갑자기 주목했을 뿐이다.”(2021년 청룡영화상에서 배우 윤여정의 수상소감 中)

특별전 ‘우리가 사랑했던 [ ], 그리고 한류’ 전경(사진=뉴스1).
김숙자, 김애자, 김민자로 구성된 3인조 걸그룹 ‘김씨스터즈’는 한국 최초의 걸그룹이었다. 이들은 1959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진출했다. 2009년 미국에 진출했던 원더걸스보다 무려 50년 앞서 미국 땅을 밟은 것이다. 김씨스터즈는 인기 TV 프로그램 ‘에드 설리번 쇼’에 출연한 후 현지에서 첫 LP도 발표했다. 당시 세계적인 사진잡지 ‘LIFE’ 1960년 2월호에 특집 화보로 소개되며 유럽투어에 나섰을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한류’는 대한민국 대중문화의 유행을 가리키는 말이다. 1990년대 한국 TV드라마와 대중음악이 인기몰이를 하면서 한류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했고, 이제는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전 세계 팬들이 열광하는 ‘한류’는 광복 이후 미국, 일본, 홍콩 등 여러 나라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다.

세계 대중문화 속에서 한류의 역사를 조명하는 특별전 ‘우리가 사랑했던 [ ], 그리고 한류’가 오는 9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우리 대중문화가 세계적인 사랑을 받기까지 큰 역할을 했던 음악, 영화, 방송 등 자료 720건(약 1000점)을 소개한다.

전시를 기획한 권기준 학예연구사는 “전시를 통해 한류를 바라보는 하나의 관점을 제시하고자 했다”며 “한류의 키워드로는 다양성, 포용성, 개방성을 들 수 있다. 일본의 만화와 홍콩 영화들을 우리가 사랑했고 해외의 문화를 주체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역량을 키운 것이 한류의 자양분”이라고 말했다.

특별전 ‘우리가 사랑했던 [ ], 그리고 한류’ 전경(사진=연합뉴스).
전시장에 들어서면 고(故) 가수 현미가 실제 입었던 공연의상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반짝이는 비즈로 장식된 검정색 롱 드레스다. 현미는 과거 미8군 부대에서 활동한 바 있다. 권 학예연구사는 “미군 부대를 매개로 음반이 들어왔고 많은 한국 음악인들이 공연을 할 수 있었다”며 “미국과의 교류는 대중문화의 토대를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최초의 한류 콘텐츠는 1997년 중화권에서 방송한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였다. 이어 댄스 듀오 클론이 대만에서, 아이돌 H.O.T가 중국에서 청소년을 열광시켰다. 클론 책받침과 H.O.T 중국 발매 음반, ‘별은 내 가슴에’ OST 음반 등을 통해 그 시절의 열기를 느껴볼 수 있다.

특별전 ‘우리가 사랑했던 [ ], 그리고 한류’ 전경(사진=연합뉴스).
한국의 대중문화사에서 홍콩 영화와 일본 만화를 빼놓을 수 없다. 고(故) 장국영과 주윤발의 ‘영웅본색’ 포스터, ‘천녀유혼’ 비디오테이프 등 당시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홍콩 스타들의 전성기 모습을 다시 만나본다. 최근 영화로 개봉하며 다시한번 인기를 끌었던 일본 만화 ‘슬램덩크’와 일본 영화 ‘러브레터’ DVD 등도 전시해놓았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팬들의 응원 도구인 ‘아미밤’, 걸그룹 S.E.S를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고 모아 만든 팬의 앨범, 한정판 굿즈(상품) 등도 한데 모았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40여 개의 응원봉은 그 자체로 한류의 상징이다.

직접 ‘한류’를 체험해볼 수 있는 체험시설도 마련했다. 케이팝 댄스 체험을 비롯해 영화 포스터를 배경으로 사진찍기, 한류 드라마 장면 AR 촬영, 노래방 체험 등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한류의 주역인 배우, 가수, 영화감독들의 수상 소감을 담은 글들로 전시가 마무리된다.

특별전 ‘우리가 사랑했던 [ ], 그리고 한류’ 전경(사진=연합뉴스).
특별전 ‘우리가 사랑했던 [ ], 그리고 한류’에 전시된 다양한 응원봉(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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