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인공지능 비즈니스의 ‘게임 체인저’로 등장한 한 청년 창업자의 이야기에서 시작됐다. OpenAI사의 설립자 샘 올트먼의 이야기이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더욱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그는 생성형 인공지능 챗(Chat)GPT를 개발한 OpenAI사를 2015년에 창업했다. 1985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8세에 매킨토시 컴퓨터를 이용한 프로그래밍을 배웠고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했으나 곧바로 중퇴했다. 친구들과 위치 기반 소셜 네트워킹 회사인 Loopt를 공동 설립했으며, 2012년 매각했다. 이후 엔젤 투자자로서 에어비앤비, 레딧, 스트라이프 등 여러 스타트업의 초기 펀딩에 참여함으로써 막대한 수익을 얻었고, 2015년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미만의 최고 투자자로 선정됐다. 벤처기업답게 OpenAI사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인재도 채용해 명문대 출신 석·박사들과 협업 경쟁하도록 하고 있다. 학력보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의 잠재적 능력과 성장성을 중시하는 혁신기업이다.
청년기에 대학을 뛰쳐나와 벤처창업으로 억만장자가 된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15년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지는 마케팅 조사업체 버브서치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전 세계 슈퍼리치 중 25%가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자퇴했다고 보도했다. 버브서치는 미 경제지 포브스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100대 자수성가 부자들의 학력을 조사해 이같이 발표했다.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을 창업하며 하버드를 중퇴했고, 세계적인 컴퓨터 제조업체 델의 설립자 마이클 델은 텍사스대학 1학년 때 대학을 그만두고 델을 설립했다. 이외에도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에번 윌리엄스, 래리 엘리슨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형화된 대학 교육보다 경험에서 얻는 학습을 중요시한다는 점이다.
며칠 전 교육부는 한 대학당 1000억 원의 국비를 지원하는 고등교육 혁신 사업 ‘글로컬(Glocal)’의 예비 후보를 발표했다. 사업 배경에는 청년층 학령인구의 급감,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발전, 고령화 시대 진입에 따른 평생학습 생태계의 변화, 자동화와 인공지능으로 인한 스킬 변화 가속화 등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사회경제적 환경 변화에 대학이 중심적 역할을 하라는 취지이다. 이는 형식적으로 구분해 오던 고등교육과 직업교육, 평생교육의 역할과 기능에도 대변화를 가져오고 결국 대학은 다양한 수요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며 원하는 경로를 향해 나아가도록 도와주는 맞춤형 플랫폼이 될 것이다. 초거대 AI와 초개인화를 기반으로 한 담대한 대학혁신 모델의 출현으로 고착된 대학 서열의 판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