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공지유 기자]
한국전력공사(015760)를 비롯한 130개 공공기관이 지난 4일 노동이사제 시행에 맞춰 노동이사 임명을 위한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 (사진=이미지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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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한전에 따르면 이 회사는 내년 1월30일 박종배 비상임이사 임기 종료 시점에 맞춰 노동이사를 임명한다는 계획 아래 관련 절차 준비에 착수했다. 한전은 상장사인 만큼 내년 1월 이사회에서 노동이사제 도입에 따른 사규 개정 및 임명을 결정한 후 주주총회에서 이를 의결하는 절차도 밟아야 한다. 다른 상장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036460)도 올 11월 비상임이사 임기 종료에 맞춰 당장 내달 회사 정관 개정을 시작으로 관련 절차에 돌입했다.
금융 공공기관인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은 더 분주하다. 당장 오는 10월6일 두 비상임이사 임기가 끝나기 때문이다. 서금원은 500인 미만 준정부기관인 만큼 지금까진 비상임이사 선임 때 임원추천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원장의 제청으로 금융위원장이 선임해 왔는데, 노동이사 역시 같은 방식으로 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 기획재정부는 노동이사 선임 절차는 개별 기관이 선택할 수 있도록 재량을 주고 있다.
관련법 개정을 기다리는 곳도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에 따라 노동이사제 도입은 기정사실화했으나, 이를 시행하기 위해선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의 항만공사법 시행령 개정도 필요하다. 이곳은 하반기 노동이사 도입을 목표로 관련법 개정이 끝나는 대로 내부 규정 정비 채비에 나섰다.공공기관 노사 대부분 노동이사제 도입 자체에는 큰 우려가 없는 상황이다.
한전KPS(051600)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 다수 기관은 이미 지난 2019~2020년 근로자 이사회 참관제를 도입해 노조위원장이 이사회에 참여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올 연말과 내년 초 본격적인 노동이사 임명 과정에서 혼선 가능성도 여전하다. 처음 도입하는 만큼 시행착오에 대한 우려도 있다. 기관에 따라 누구를 어떤 방식으로 노동이사로 임명하느냐를 두고 혼선이 생길 수 있다. 한국마사회처럼 과반을 넘지 않는 복수노조가 있는 기관은 노동이사를 추천하려면 전체 직원 투표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노조 간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반 노조가 있는 곳은 위원장이 노동이사를 맡을 수 있지만, ‘노조 탈퇴’를 전제한 임명인 만큼 노조 내부에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의 한 관계자는 “원 도입 취지는 노조위원장이 노동이사를 맡으려던 건데, 노동이사제가 노조 탈퇴를 전제하게 돼 난감해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