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신규원전 입찰을 준비해왔던 체코 정부도 지난 3월 중순 드디어 입찰을 개시하였습니다. 작년 말 들어선 체코 신정부가 출범 세 달 만에 전격적으로 입찰을 개시한 것입니다. 석유와 가스 수입의 대부분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자연환경적 측면에서 재생에너지 생산에 제약이 있는 체코는 원자력을 안성맞춤의 대안으로 평가합니다. 피알라 총리는 입찰을 개시하면서, 원전이 체코의 에너지 자립. 가격 안정과 함께 경제 부흥을 가져올 것이라고 힘찬 일성을 부르짖었습니다.
현재 운영 중인 6기 원전은 수명이 순차적으로 종료돼 체코는 이번 1기를 시작으로 향후 3기의 원전을 추가로 발주할 계획이라 합니다. 이번 수주에 성공하면 추가 시장 확보도 유리해집니다. 뿐만 아니라, 신규원전 건설을 추진 중인 유럽 주변국으로의 진출도 기대됩니다. 그래서 체코 원전은 예상 사업규모 약 8조원 이상의 큰 의미를 갖습니다. 우리가 중동에서 이루어낸 원전 성공 신화를 유럽으로 이어갈 수 있다면 산업 파급효과가 방대한 원전의 속성상 그 의미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또한, 우리가 체코를 비롯한 중·동유럽의 주요 투자국이라는 점은 매우 유리한 요소입니다. 한국은 체코의 4대 투자국입니다. 체코는 현대차 등 우리 기업의 성공적 투자를 바탕으로 유럽 자동차 생산 중심지로 발돋움하였습니다. 옆 나라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도 마치 우리 기업들이 분업이라도 하듯이 자동차, 배터리, 첨단 전자기기를 나눠 생산하며 체코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체코는 우리와의 협력을 한층 더 끌어올려, 보다 높은 부가가치의 첨단산업 육성을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차방정식의 해법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민관이 합심해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길입니다. 범정부적인 지원과 팀코리아간 유기적 협력을 통해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최상의 파트너라는 점을 체코에 각인시켜, 바라카 이후로 뜸했던 추가 원전 수주의 기회를 거머쥐어야 합니다. 한국의 유럽 원전시장 진출은 우리 산업의 쾌거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