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홀로렌즈2를 쓰고 집에서 거실, 안방, 서재, 다이닝룸을 돌아다니면 공간 곳곳에 있는 가구와 벽, 액자를 그대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식탁, 책상 그리고 벽면에 디지털로 구현한 액세서리를 올려둘 수 있다. 서재 책상 위에는 멋진 피규어를, 거실 벽면에는 캘린더와 디지털 액자를 둘 수 있으며, 다이닝룸 식탁 위에는 근사한 꽃을 올려둘 수 있다. AR을 벗으면 보이지 않지만 언제든 쓰기만 하면 각 공간에 둔 장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그렇게 디지털로 집안 공간을 풍성하게 꾸밀 수 있다. 거실에 벽면 전체를 차지하는 커다란 TV를 두고 영상을 시청할 수 있고, 소파 주변에 스피커를 배치해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VR도 마찬가지다.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오큘러스 퀘스트2에는 전면에 카메라 렌즈가 있어 미리 지정한 영역을 벗어나면 주변의 장애물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책상과 의자는 VR에서 인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가상공간 속에서 실제 현실에 있는 책상, 의자 위치와 크기를 인식해 정확하게 책상 앞 의자에 앉을 수 있도록 해준다. VR 내 서재에서 책상 위에 놓여진 키보드를 타이핑하는 것은 실제 현실 속에 있는 물리적 키보드를 타이핑하는 것과 같은 키감이나 정확하고 빠른 키입력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물리적 키보드를 실제 VR에서 인식할 수 있다면 가상 속에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해질 것이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로지텍과 제휴를 해서 K830이라는 키보드를 가상공간에서 쉽게 타이핑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렇게 현실 공간에 위치한 더 많은 가구와 키보드를 넘어 마우스, 조명기구 등이 VR에서 인식된다면 메타버스의 사용은 더욱 편리해질 것이다.
이를 위해선 현실 속 공간의 크기나 형태 그리고 그 공간 속에 위치한 각종 사물들이 메타버스에서 쉽고 빠르게 인식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규약이나 표준이 마련되면 메타버스와 현실 공간이 밀접하게 결합되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하나로 통일된 경험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만일 메타버스에 완전하게 연결되는 공간이나 건물 내 특정 영역, 사물들이라면 메타버스 서비스들이 완벽하게 동작될 것이고 이 덕분에 그 공간은 더 많은 사용자들로 채워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또한, 비록 그 현실의 그 장소에 있지 않더라도 그렇게 잘 디자인된 공간에 사용자들이 북적대면 VR로 그 공간으로 연결하려는 온라인 사용자들이 늘어나 공간을 풍부하게 꾸며줄 콘텐츠나 디지털 오브젝트 그리고 서비스들이 늘어나 그 공간의 활용성이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메타버스 이전에는 온라인 서비스의 성장은 곧 기존 오프라인 사업에 위기로 해석되었다. 실제 웹, 모바일 생태계의 성장 속에서 전통적으로 오프라인에서 사업을 하던 많은 기업들이나 소상공인들의 입지는 줄어들고 온라인 서비스들의 영향력은 커져간 것이 사실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사업들은 더욱 더 어려움에 봉착했다. 하지만, 세번째 세상 메타버스는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기업들에게 디지털로 혁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공간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사업과 연계된 비즈니스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단, 그 기회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쟁취해야 하는 것이다. 오프라인 중심의 기업들이나 전통기업 특히 공간 관련 사업을 하는 기존 사업체라면 메타버스의 공간 비즈니스 기회를 혁신의 발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