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최근 증시가 하락하자 지친 ‘동학개미’가 떠나고 있다. 하루 평균 증시 거래대금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줄어들며 증권주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정책을 적극 펼치는 종목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 일평균거래대금은 전년동기대비 42.4% 줄어든 18조7000억원이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1월과 비교해서도 9.6% 감소했다. 일평균거래대금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주가가 급락한 2020년 3월(18조4900억원)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국내 증시가 지난해 정점을 찍고 하락하자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투자자의 매매 비중은 66%로 2020년 이전 수준까지 하락했다. 지난해는 개인 투자자의 매매 비중이 연간 70% 이상을 유지했다.
신용거래융자와 고객예탁금 등 증권사의 주식 중개(브로커리지) 관련 지표도 감소세다. 2월 신용거래융자는 20조9000억원, 고객예탁금은 63조4000억원으로 1월보다 각각 3.6%, 9.8% 줄었다.
| 코스피가 1% 넘게 하락해 2710선으로 장을 마친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지수가 띄워져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65포인트(1.22%) 내린 2713.43에 거래를 마쳤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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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힘을 잃은 데다 미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증권업종 주가도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자기자본 상위 4개사(
미래에셋증권(006800)·한국투자증권 모회사
한국금융지주(071050)·
NH투자증권(005940)·
삼성증권(016360))의 최근 3개월 간 주가 추이를 보면 지난해 12월부터 주가가 내리막을 탄 뒤 1월 말을 저점으로 2월에는 소폭 회복한 상태다. 4개사 모두 12월 주가 수준은 회복하지 못했지만, 2월 코스피 수익률 대비해선 선방했다.
증권가에선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증권업종의 주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증권사들이 최근 자사주매입과 배당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펴고 있어 하방은 지킬 것이라는 의견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총 3622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과 배당을 결정했다. 키움증권도 3년 만에 439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공시했다.
삼성증권은 보통주 1주당 3800원의 배당 지급을 약속하며 3393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할 계획으로 지난해 1965억원보다 배당을 대폭 늘렸다. 대신증권도 지난 달 말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보다 높은 현금배당(944억원)과 150만주 규모(약 244억원)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 KTB투자증권도 보통주에 대한 현금배당과 상환전환우선주(RCPS) 누적배당금 전액 지급을 결정했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증권업종의 주가가 유의미하게 상승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시장 지표 둔화나 감익 전망은 이미 주가에 상당 수준 반영돼 주가는 하방 경직적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