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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016360)은 이러한 점에 착안해 세계 최초로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를 지난 7일부터 시작했다. 한국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편하게 미국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다. 삼성증권을 이용하는 투자자에게만 제공되는 일종의 장외 시장이다. 거래 대상 종목은 8000여개 모든 미국 증시 상장 주식이다.
이번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는 윤돈형(사진) 삼성증권 글로벌주식영업팀 팀장은 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서학개미라고 불리는 미국 주식에 직접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가 더욱 더 긴밀해 지면서 미국 외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주간, 미국시간으로는 야간 거래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투자자의 외화주식 결제금액은 3984억7000만달러(약 477조7655억원)로 전년보다 100.9% 급증했다. 이중 미국 주식이 92.9%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삼성증권은 국내 시장에 미국 주식 주간거래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이번 서비스 도입을 준비했다.
윤 팀장은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선진 시장 중 하나”라면서 “개인 투자자 급증 역시 이번 서비스 도입을 가능하게 한 요인 중 하나였다”고 했다.
물론 서비스 준비가 쉽지만은 않았다. 국내 주간거래 수요는 있다고 봤지만 이를 실제 거래로까지 연결할 수 있는 기관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윤 팀장은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주간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미국 오버나잇(야간) 시장에서 매매를 해야한다”라면서 “이 기관을 찾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고 돌아봤다.
삼성증권은 이번 서비스를 위해 미국 대체거래소(ATS)인 블루오션과 독점 제휴를 맺었다. 블루오션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미국 금융산업규제국(FINRA)으로부터 미국 야간거래를 지원할 수 있는 기능을 승인받은 유일한 대체거래소다.
윤 팀장은 “SEC에서 승인받은 유일한 야간거래 지원 대체거래소인 블루오션과 협업하면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준비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후에는 실제 거래가 진행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하고 관련 테스트까지 전사가 모두 참여하는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프라이빗뱅커(PB)를 통해 투자를 바로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동안 PB의 조언을 받아서 미국 주식을 투자하려면 미국 증시가 개장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차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첫날 거래 중 67%가 지점 PB와 상담을 통한 주문이었다.
삼성증권은 앞으로 우리나라 뿐 아니라 홍콩, 일본 등에서 다양한 참가자들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팀장은 “현재 다양한 플레이어들과 협력을 상당 수준 진행한 상황”이라면서 “앞으로 미국주식 주간 거래는 훨씬 더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거래 초반이다보니 시스템이 아직 완벽하지는 않은 모습이다. 투자자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한 일부 종목의 경우는 거래가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기도 했고, 첫날에는 유동성공급자(LP)들이 거래를 위한 호가 준비를 해놓지 않은 종목도 일부 있었다.
윤 팀장은 “가장 우선해서 하고 있는 것은 고객들이 편리하고 안정적으로 매매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가는 것”이라면서 “좀 더 많은 투자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