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댄’이라는 투자자가 있다. 그는 불행히도 시장 급락 직전, 즉 주식시장의 고점에서만 투자에 나서곤 했다. 닷컴버블 붕괴 직전 1999년 12월 5만 달러를 투자했으나 그 후 45% 이상 낙폭을 경험했다. 2007년 9월 다시 한번 주식에 투자했으나 1년 후 금융위기가 터지며 냉가슴을 앓아야 했다.
그러나 2020년초 다시 투자에 나설때는 전략을 바꿨다. 투자 직후인 그해 3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주식시장이 일시에 붕괴했지만 그대로 매수주식을 보유하기로 했다. 투자에 나설때 고점 매수가 아닐까 우려하는 것처럼 저점 매도에 대한 두려움이 컸던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이후 댄은 지난해말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확인해보고 뜻밖의 기쁨을 얻었다. 원금 20만 달러로 얻은 수익이 100만 달러를 넘었던 것이다.
댄의 투자 예시는 매우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것이긴 하지만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세 가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우선 금융시장에는 항상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는 불확실성보다는 비교적 명확한 사실에 초점을 두고 이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이클 내내 정기적인 투자를 하고 오랜 기간 시장에 머무르는 방법이 적어도 (고점에서) 매수 후 보유하는 전략보다 성공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주식은 결국 가치에 수렴한다는 점이다. 저명한 투자자 벤자민 그레이엄은 주식시장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인기 투표를 나타내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치를 재는 저울처럼 움직인다”고 간단명료하게 평했다. 당신의 자산을 시장의 변덕스러운 움직임에 맡길 것인가, 아니면 해당 주식의 가치를 보고 장기간에 걸쳐 원하는 성과를 얻기 위해 체계적인 계획을 세울 것인가? 현명한 투자자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자명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