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공연 횟수가 줄어 손실을 피할 수 없었지만, 관객들 반응을 보고 ‘비틀쥬스’를 조만간 다시 올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관객들 반응이 안 좋았다면 정말 실망이 컸을 것 같아요.(웃음)”
| 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부장(사진=CJ EN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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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부장은 최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비틀쥬스’의 이번 초연 무대를 통해 10년, 20년 지속할 수 있는 레퍼토리의 가능성을 봤고,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는 콘텐츠가 될 거라는 확신이 생긴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다소 아쉬움은 있더라도, 좋은 지식재산권(IP)임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성과는 충분하다는 얘기다.
브로드웨이를 휩쓸고 한국에 상륙한 ‘비틀쥬스’는 관객들의 박수갈채 속에 지난 8일 막을 내렸다.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1988년)를 원작으로 한 ‘비틀쥬스’는 중독성 강한 넘버, 화려한 무대 세트, 마술같은 연출 기법 등으로 마치 놀이공원에 온 것같은 즐거움을 선사했다.
초연 무대의 아쉬웠던 점을 묻자 “웃음 포인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레플리카(오리지널 프로덕션을 그대로 재현한 공연) 초연을 올릴 때마다 대본 상에 관객들에게 어필할 거라 생각했던 지점들이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느낀다”며 “연습할 때 분명히 웃겼는데, 기대만큼 관객들의 호응이 따라오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음 시즌에는 반드시 손을 봐서 올 것”이라며 “오는 2023~2024년 두 번째 시즌을 올리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CJ ENM은 ‘물랑루즈’, ’MJ 마이클잭슨’, ‘백투더퓨처’ 등 해외 대형 신작에 글로벌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브로드웨이 리그 정회원으로서 2019년부터 한국 기업 최초로 토니 어워즈 심사에 참여하며 글로벌 프로듀싱 컴퍼니로서 입지를 단단히 하고 있다. 그는 “세 작품 모두 빠른 시일 내 국내에 선보이려 한다”면서 “‘물랑루즈’는 1~2년 안에 국내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물랑루즈’에 거는 기대가 크다. ‘비틀쥬스’ 연출인 알렉스 팀버스가 연출을 맡은 작품으로, 쇼적인 요소가 강해 CJ ENM이 추구하는 색깔에도 부합한다.
투 트랙 전략으로 물밑에선 창작뮤지컬 제작도 준비 중이다. 예 사업부장은 “국내 작품을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 등 뮤지컬 본고장에 소개하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면서 “CJ가 갖고 있는 다양한 IP의 뮤지컬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화, 드라마 등 약 400개의 IP 중에서 10개 정도로 추려놓은 상황”이라며 “올해 안에 5편 정도를 선정하고, 내부 검토를 거쳐 5년 안에 뮤지컬로 제작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CJ ENM은 코로나19 여파로 ‘킹키부츠’, ‘베르테르’가 중단되고, ‘서편제’ 공연이 취소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그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위축되지 않고 계획했던 사업들을 진행하는 것이 뮤지컬 시장 성장을 위해 CJ가 해야 할 역할”이라면서 “외부 요인으로 단기적 손실은 있지만, 콘텐츠만 좋으면 반드시 성과는 따라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뮤지컬 ‘비틀쥬스’ 공연 장면(사진=CJ EN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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