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단어를 보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과거 우리나라의 노사관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말입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단어들은 한국형 노사관계의 단상을 보여주며 우리 눈에 자주 띄었는데요. 노동자는 고용안정과 임금인상만을 외치고, 회사는 노조회피로 일관해 갈등적인 노사관계 구조에서 벗어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요즘 우리 기업들은 어떨까요. 여전히 가야 할 길은 멀지만 조금씩 협력적인 노사관계가 기업 성장을 위한 중요한 길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배진솔의 전자사전’에서는 최근 우리 기업들의 노사관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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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리나라가 노사관계의 대립이 치열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차적으로는 노동자와 사용자를 동일한 대상으로 인식하지 않았기 때문일겁니다. 회사는 노동자의 요구를 인정하지 않고 무력화시키려고 하고, 노동자는 자신들의 요구만 관철하면 된다는 식의 대응으로 나와 노사간의 신뢰가 자리잡히지 않았죠. 악순환의 반복이었습니다.
이런 반복 속에서 국내 기업 최초로 ‘노사’라는 단어를 벗어던진 곳이 있습니다. 바로 LG전자(066570) 노동조합인데요. 2010년 1월 LG전자 노동조합은 노사 대신 ‘노경(勞經)’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근로자와 경영자가 제 역할을 다함으로써 함께 가치를 창출하자는 신개념의 노사관계를 도입했습니다. ‘단어가 행동을 바꾼다’는 말처럼 우선 대립적이고 수직적 의미인 노사라는 단어를 버린 것이죠.
구체적으로는 LG전자 노경사회 봉사기금 활용해 고교생 장학금 지급하고, 사장단부터 사원까지 노경이 함께 수해복구를 나서는 행동 등입니다. 이러한 노경 문화는 해외로 소개되면서 현재는 중국, 인도, 멕시코 등 현지법인의 생산안정화와 품질향상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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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뿐만 아니라 최근 SK하이닉스(000660)에서도 노사 공동상설 협의체인 ‘노사불이 신문화추진협의회(노사불이)’활동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노사불이 운영기금은 구성원의 ‘끝돈’(급여의 마지막 단위인 1000원 미만의 금액)기부와 회사의 후원이 함께 이뤄지는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조성됩니다.
노사불이는 회사 내에서 협력적인 노사 관계 구축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설립 직후부터 △조손가정 자녀를 위한 교복 및 난방비 지원 △홀로 사는 어르신을 위한 연탄 배달과 김장 행사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자원봉사 활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성원들이 기업시민 공동체로서 활동하며 더욱 동료애와 애사심이 형성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약 50년 동안 노조가 없던 삼성도 지난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 기자회견 이후 점차 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은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삼성그룹 사장단이 ‘건전한 노사관계’ 형성에 관한 강의를 듣고, 직원들의 이야기를 직접 경청하는 등 미래지향적인 노사관계 구축을 위해 힘을 쏟고 있습니다. 또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처음으로 회사 내 정당한 노조 활동을 인정하면서 다른 계열사의 노사 관계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노사관계가 형성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