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레시피 기업 손잡고 ‘AI 주방’ 요리한다

스마트 키친 선점 경쟁
삼성전자, 영국 레시피 기업 '위스크' 인수
LG전자는 드롭·이닛·사이드셰프 등과 협업
스마트키친 시장 급성장...기술·협력 경쟁 치열
  • 등록 2019-03-08 오전 4:00:00

    수정 2019-03-08 오전 4:00:00

삼성전자 ‘갤럭시S9’ 스마트폰과 ‘패밀리 허브’ 냉장고를 연동해 레시피를 검색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가 나란히 ‘레시피(recipe)’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 사이에서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SmartHom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성장 잠재력이 큰 스마트주방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투자 자회사인 삼성넥스트는 지난 5일 영국의 AI 기반 레시피 서비스 기업인 위스크(Whisk)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위스크는 AI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레시피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식습관에 따른 영양 정보 등을 분석해 소비자 개개인에게 필요한 식사 계획을 소개해준다. 특히 냉장고 등 주방 가전과 연동해 식자재 구매 목록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위스크와의 협업을 통해 ‘패밀리 허브’ 냉장고에서 레시피 추천 서비스 등을 제공해왔다. 이번 인수는 위스크 인력을 제품팀에 합류시켜 관련 서비스를 한층 강화하기 위해 이뤄졌다. 다만 삼성전자는 인수액 등 구체적인 위스크 인수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에 진행해온 협업을 더 강화하기 위해 위스크를 인수하게 된 것”이라며 “진화된 서비스를 패밀리 허브 냉장고 등을 통해 소비자가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최근 레시피 기업과의 협업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미국 레시피 기업인 ‘드롭(Drop)’과 손을 잡고 현지 스마트주방 시장의 본격적인 공략을 선언했다. 기존 ‘이닛(Innit)’과 ‘사이드셰프(SideShef)’에 이은 레시피 기업과의 세 번째 협력이다.

드롭은 스마트폰 앱으로 다양한 음식 조리법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SW) 기업이다. 이번 협력을 통해 LG전자는 사용자가 스마트폰에서 레시피를 선택하면 이와 연동된 오븐이 자동으로 해당 음식 조리에 필요한 온도와 시간 등을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LG전자 AI 스피커인 ‘LG 엑스붐 AI 씽큐 WK9’을 활용해 음성으로 조리법을 물어보고 요리 방법을 화면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특히 LG전자는 최근 가전업계 최초로 미국의 대표적인 스마트 밀키트(Meal Kit) 기업인 ‘토발라(Tovala)’와도 협력하기로 했다. 밀키트는 밑손질이 끝난 식재료와 양념, 조리방법이 함께 들어있는 제품이다. LG전자 스마트 오븐 사용자는 스마트폰으로 밀키트의 바코드를 스캔한 후 오븐에 넣고 시작 버튼만 누르면 약 20분 만에 자동으로 조리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레시피 기업과 적극적인 협력에 나선 것은 전 세계 스마트주방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홈 분야 중 하나인 스마트주방은 IoT와 AI 등을 활용해 누구나 쉽게 요리하거나, 부족한 영양 메뉴를 추천하는 등 소비자에게 기존에 없던 다양한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TMR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주방 시장은 2013년 4억7000만달러(약 5304억원)에서 2022년 27억달러(약 3조470억원)로 연평균 약 20%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똑똑한 가전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지속 증가하는 가운데 특히 수요가 높은 스마트주방 분야에서 가전 업체 간 기술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미국이 전 세계 스마트주방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등 선진국 소비자의 관심이 큰 상황이어서 성장 잠재력도 높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LG전자 인공지능(AI) 스피커인 ‘LG 엑스붐 AI 씽큐 WK9’를 활용해 음성으로 조리법을 확인하는 모습. (사진=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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