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래를 비롯한 바다골재 공급 차질이 이어지는 가운데, 생존이 걸린 군소 골재업체들이 바닷모래 채취를 재개하도록 해달라며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모래 등 골재가 원재료의 70% 상당을 차지하는 레미콘 업계의 경우, 수급 불안정으로 인한 모래 가격 상승 및 제품 생산 지연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해양수산부가 해양생태계 보호를 이유로 수협중앙회와 어민들의 손을 들어준 가운데, 모래 수급 안정화가 이뤄질 때까지 레미콘 업계 반발이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바닷모래, 레미콘 품질 좌우”
지방 소규모 레미콘 업체들이 포함된 한국골재협회 바다골재협의회 회원들은 지난달 30일 부산 부산진구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지역구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제3차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협의회는 “일부 어업 사업인들이 수협중앙회 등을 동원해 비과학적인 억지와 억측에 기반해 바다골재 채취를 적폐인 마냥 왜곡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레미콘 등 공사 차질을 호소하는 업계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정부는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 등이 참여한 가운데 ‘골재수급 안정화대책’을 발표했다. 내용에 따르면 올해 남해·서해 EEZ를 포함한 바다골재 채취 지역 4곳에서 2100만㎥의 바닷모래를 채취·공급하도록 한 것. 하지만 이마저도 국토부와 해수부의 이해관계 충돌로 올해에는 허가량의 38%(780만㎥)에 그치고 있다.
협의회 측은 “지난해 발표했던 바다골재 공급예정 물량을 해수부와 조속히 협의하고, 바다골재 업계에 종사하는 영세업자들의 생계를 보장할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골재협회 관계자는 “물론 암석을 자갈로 만드는 인위적인 과정에서 부스러기로 나오는 산림 모래도 레미콘의 재료로 쓰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오랜 풍화 작용을 거친 바닷모래야말로 천연모래로서 품질이 우수하다. 바닷모래가 레미콘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
골재수급 여파로 바닷모래는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골재협회 등에 따르면 2016~2018년 3년 동안 바닷모래 가격은 2배 가량 상승했다. 가령 2016년 6월 기준 부산·울산·경남지역에서 거래되는 바닷모래의 경우 평균 1만 5833원/㎥이었으나 이후 △2만 9000원/㎥(2017년 5월 ) △3만 1000원/㎥(2017년 11월) △2만 8333원/㎥(2018년 5월)으로 오른 상황이다. 바닷모래 수급이 안정적일 당시에는 바닷모래와 인공 모래(산림 모래)의 비율이 7대 3 정도였다. 그러나 이 비율은 현재 5대 5 정도로 조정된 상황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여기에 최근 시멘트 사용분에 대한 정산에 들어간 레미콘 업계는 엎친 데 덮친 상황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을 포함하지 않은 전국 레미콘 업체들은 5% 이상 인상한 가격으로 10월 시멘트 사용분 정산에 돌입했다. 시멘트 생산 연료로 쓰이는 유연탄 가격이 오르자 시멘트 역시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는 것. 이와 관련, 올 1분기 말 톤(t)당 6만원대 초반이었던 시멘트 가격은 현재 6만 6000~6만 7000원으로 정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국레미콘공업협회 관계자는 “정확한 인상률과 가격은 각 지역별로 상이하나, 시멘트 가격을 2016년 말 수준인 6만원대 중후반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얘기가 꾸준히 들려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