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포켓몬고 열풍탔던 1호 `게임SNS` 게임덕 씁쓸한 퇴장

코스닥社 알서포트 자회사 게임덕 최근 파산선고
포켓몬고 열풍타고 성장발판 마련했지만 채무 31억원 지고 청산
국내 게임 콘텐츠 및 유통 시장 독과점..성장 저해 원인으로 꼽혀
  • 등록 2018-10-29 오전 5:00:00

    수정 2018-10-29 오전 5:00:0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국내 첫 게임 전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표방하며 주목받은 업체 `게임덕`이 최근 파산했다. 게임 시장 저변을 넓힐 것으로 기대를 받던 업체라 안타깝다는 반응이 뒤따른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22일 게임덕의 파산을 선고했다. 파산은 회사가 설립한 지 3년2개월 만에, 파산을 신청한 지 2개월 만에 이뤄졌다. 앞으로 법원은 다음 달 5일까지 채권을 신고받아 관계인 집회를 거친 뒤 회사의 청산 자산을 배당할 계획이다. 게임덕은 이날 현재 서비스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판매를 각각 중단했다. 게임덕이 신고한 채권 규모는 31억원이다.

게임덕은 게임의 즐거움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보고 나누는 데서 찾는 시장`을 겨냥한 회사다. 실제 게임 공유 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어 전망이 밝은 산업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스타크래프트나 LOL 등과 같은 e스포츠 게임을 TV나 컴퓨터, 모바일로 중계하는 것이 그 예다. 아마존이 2014년 게임 스트리밍 업계 1위 트위치(Twitch)를 9억7000만 달러에 인수한 것은 시장의 성장성을 내다보고 내린 결정이다.

게임덕도 이런 시장을 노리고 2015년 8월 설립했다. 최대주주는 지분 92%(올해 상반기 기준)를 가진 코스닥 상장사 알서포트(131370)다. 게임덕 서비스는 모바일 게임 사용자가 게임 화면이나 영상을 다른 사용자와 함께 공유하는 것이다. ‘Play(재생), Record(녹화), Share(공유)’로 서비스를 단순화해 사용성을 끌어올려 호평을 받았다.

회사는 2016년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가 출시하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게임이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게임덕이 포켓몬고 게임 사용자를 위한 전용 중계채널을 열었다. 게임 유저 사이에서 게임덕이 입소문을 탔고, 그 영향으로 알서포트 주가는 지난해 1월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생업체로서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았다. 포켓몬고 열풍이 사그라진 영향도 있지만, 척박한 시장 구조가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존 게임 유통 업체의 채널 장악력이 공고한 탓에 사용자가 신생업체로 이동하기를 기대하기란 어려운 게 현실이다. 국내 게임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획일화한 탓에 게임 공유 유인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있다. 게임 내용이 거기서 거기다 보니 게임을 뽐내거나 과시, 공유하려는 욕구가 덜하다는 것이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게임 콘텐츠 제작과 유통이 독과점 형태로 짜인 국내 게임 시장 구조상 신규 업체가 성장하기에 한계가 크다”며 “기존 업체와 차별화하는 게임 정보 전달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 생태계를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게임 콘텐츠 유통 회사의 파산은 시장에 경고음을 울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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