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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 내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요건이 ‘2년 이상 실거주’로 바뀌면서 자신 소유의 서울지역 새 아파트에 입주하려는 분양 계약자들이 늘고 있다. 이에 자가(自家) 입주율이 높아지면서 ‘대단지 아파트가 입주하면 전셋값이 하락한다’는 공식도 들어맞지 않는 상황이 됐다. 신축 아파트가 입주 초기에 인근 지역 전셋값까지 끌어내리는 안전판 역할을 했는데 이제는 옛날 얘기가 된 것이다.
송파구 가락동 ‘송파 헬리오시티’(옛 가락시영아파트· 총 9510가구)는 입주가 두 달 남짓 남았지만 전셋값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입주일이 다가올 수록 치열한 세입자 구하기 전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막상 입주가 가까워지자 싼 전세 매물을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려워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는 지난 8월 6억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지만 9월 들어서는 최고 7억3000만원에. 이달에는 7억5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총 952가구로 지난 10일부터 입주한 은평구 녹번동 ‘힐스테이트 녹번’ 아파트 전용 59.938㎡는 지난달 초만해도 3억8000만원에 전세가 나갔지만 이달 중순에는 4억7000만원에 계약됐다. 이달 말 입주하는 금천구 독산동 ‘롯데캐슬 골드파크 3차’도 전용 84㎡가 지난 8월 4억8000만~4억9700만원에 전세 거래됐으나 9월에는 4억8000만~5억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인근 Y공인 관계자는 “지난 5~7월까지만해도 전셋값이 쌌는데 입주자 사전 점검(9월8~10일)이 끝난 이후 가격이 오르는 추세”라며 “입주가 다가올수록 전셋값이 뚝뚝 떨어질 줄 알았는데 완전히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입주가 가까워도 아파트 전셋값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오르는 데에는 실거주 요건 강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8·2 대책 이후 조정대상지역에서 취득한 집이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를 받으려면 2년 실거주를 해야 한다. 분양권은 잔금을 청산한 시점을 주택 취득일로 보기 때문에 최근 입주하는 아파트는 실거주 요건을 채워야 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동안 대규모 공급을 통해 전셋값 안정에 기여했던 새 아파트까지 전세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실거주 요건 강화라는 규제가 만든 역설인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