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트럭"..현대차vs도요타 ‘수소車전쟁’ 2막 연다

내년 유럽·미국서 주도권 경쟁
현대차, 내일 독일서 개발 현황 발표
도요타, 미국서 화물운송 실험 참가
  • 등록 2018-09-18 오전 5:00:00

    수정 2018-09-18 오전 5:00:00

[이데일리 이서윤]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미래 수소연료전지차(FCEV)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승용 부문에서 수년째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현대자동차(005380)와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상용 부문으로 격전지를 확대한다. 각자 유럽과 북미에서 막바지 시장 점검을 마친 뒤 내년부터 동시에 차세대 수소전기트럭을 양산해 담금질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수소 에너지의 경우 자율주행 기술과 맞물려 대형트럭의 군집운행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 초기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할 전망이다.

도요타, 美서 수소트럭 물류 프로젝트 참여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요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이용한 화물 운송의 실험에 참가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LA 항만청이 시행하고 있는 배출가스 감축 프로젝트는 연료전지로 운행하는 대형트럭 10대를 걸프 지역의 물류에 활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쓰일 대형트럭을 도요타가 제공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지난해부터 미국 서부를 중심으로 대형 수소트럭의 시험운행을 진행해온 바 있다.

도요타는 또 지난 7월 일본에서 현재 생산 중인 세단형 수소차인 미라이의 부품을 최대한 활용한 차세대 수소트럭을 내년 공식 출시에 앞서 미리 선보인 바 있다. 이때 공개한 수소트럭의 제원을 살펴보면 승용 수소차 미라이와 같은 연료전지를 탑재했으며, 적재량은 3t이다. 수소로 발전한 전기는 화물칸에 실린 화물냉장에도 이용하면서 1회 충전으로 200여km를 주행할 수 있다.

도요타는 승용차부터 버스 트럭까지 아우르는 전체 수소 제품군의 본격적인 대량생산 체제는 오는 2025년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대차, 이달 독일서 차세대 수소트럭 첫선

현대차 제공
도요타의 수소트럭 개발 및 출시 시기는 현대차와 맞물려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4일 내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수소전기트럭의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했다. 현대차는 오는 19일(현지시간)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국제 상용차 박람회(IAA Commercial Vehicles 2018)에서 이 수소트럭의 개발 현황과 일부 제원, 판매 계획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실제 차량과 차명은 내년 판매 시점에 맞춰 공개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각국의 환경규제 강화와 보급 정책으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친환경 상용차 시장 공략을 위해 수소트럭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에서 여러 차례 실증 실험에 참여하고 있는 도요타와 달리 현대차는 유럽 시장에 우선 진출한 뒤, 이후 시장별 차량 수요 및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 상황에 맞춰 판매 지역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에 수소전기트럭이 출시되면 지난 2013년 투싼ix 수소전기차 세계 최초 양산, 2018년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 출시로 다져온 글로벌 수소전기차 리더십이 승용에서 상용 부문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2030년 대량생산 체제..주도권 경쟁 치열

대형트럭으로 대표되는 현대차와 도요타의 ‘수소 전쟁 2막’은 미래 에너지 산업 변화의 주도권을 누가 가져갈지 가늠할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가 연구 분석한 ‘수소가 디지털을 만나다(Hydrogen meets digital)’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전반적인 에너지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에너지 수요는 오는 2050년까지 2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필요한 수소 및 배터리 산업이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수소의 경우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지고 있으며, 충전이 용이해 높은 경쟁력을 확보한 점을 주목했다. 특히 운행 거리가 길고 고정된 노선을 기반으로 운행하는 대중교통, 트럭 등 물류 분야 밸류체인의 활용도가 높을 전망이다.

보고서는 오는 2030년까지 수소 기술이 △100만대에서 최대 150만대의 자율주행 택시, 30만대에서 최대 70만대의 자율주행 셔틀 등에 적용될 것으로 봤다. 또 △약 300만대에서 최대 400만대에 이르는 트럭과 밴에 수소 기술이 들어가고 △4000대에서 8000대의 수직이착륙 항공기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등이 장착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현대차 수소위원회는 지난해 말 ‘수소경제 사회 구현을 위한 로드맵’을 공개하며 오는 2050년 수소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수요량의 18%를 담당하며, 수송 분야에서는 수소전기차가 전 차급으로 확대돼 △승용차 4억대 △트럭 1500만대~2000만대 △버스 500만대가 보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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