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펀드 앞다퉈 신주 투자…코스닥 자금조달 활발

벤처펀드 운용사, 유망 상장사 신주·CB·BW 투자 경쟁
바이오·2차전지 등 성장산업으로 자금 돌아
메자닌 규모 한계…유통시장으로도 자금 순환 기대
  • 등록 2018-05-01 오전 6:00:00

    수정 2018-05-01 오전 6:00:00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코스닥 상장사가 잇달아 코스닥 벤처펀드로부터 자금을 수혈 받아 신규 성장동력 찾기에 나섰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닥 벤처펀드를 대상으로 신주 또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는 코스닥 상장사는 피앤이솔루션·지스마트글로벌·RFHIC·알테오젠·에스티큐브·삼기오토모티브·엠플러스·제이엔케이히터 등 8개사다.

성장산업으로 자금 유입…바이오株, R&D 자금 확보

코스닥 벤처펀드가 지난 5일부터 자금 모집을 시작한 것을 고려하면 운용사들이 발 빠르게 투자 대상을 발굴하고 있는 것이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자산의 15%를 벤처기업의 CB나 BW를 포함한 신주에, 자산의 35%는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이내인 코스닥 상장 중소·중견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벤처펀드 운용사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거나 CB, BW 등을 인수해 의무 물량을 채우고 있다. 벤처펀드로 자금이 몰리면서 의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벤처 펀드는 35%의 구주와 신주 편입 비율을 채워나가며 그동안 기관 수급에서 소외됐던 코스닥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면역항암제 개발업체 에스티큐브는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으로 42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라임자산운용과 타임폴리자산운용 등이 운용하는 코스닥 벤처펀드가 자금 일부를 투자하기로 했다. 에스티큐브는 조달한 자금으로 기존 파이프라인 가치 평가를 위한 연구자료를 축적하는 것과 추가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에스티큐브 관계자는 “에스티큐 성장 가능성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결과가 투자 유치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전기차용 이차전지 조립공정 장비업체 엠플러스는 CB를 발행해 200억원을 조달한다. 브레인자산운용을 비롯해 포커스·라임·씨스퀘어 자산운용 등이 벤처펀드 자금을 투자하기로 했다. 엠플러스는 올해 들어 595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전년 수주이월분 121억원까지 고려하면 지난해 매출액 대비 99.3%에 해당하는 716억원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엠플러스 관계자는 “중국의 강력한 전기차 육성 전략에 힘입어 대규모 수주 계약을 계속 체결하고 있다”며 “올해 완공 예정인 청주 제2공장을 통해 가파르게 증가하는 중국 시장의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체의약품 개발업체 알테오젠은 전환우선주를 발행해 320억원을 조달한다. 수성코스닥벤처와 오라이언 코스닥벤처 등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한다. 조달한 자금 가운데 200억원은 시설자금으로, 120억원은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코스닥벤처펀드 덕분에 시장 활성화…선순환 효과 기대

코스닥 업계는 코스닥벤처펀드를 통해 바이오와 2차전지 등 성장 산업으로 자금이 흘러가면서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는 “투자자로부터 신뢰받는 운용사가 앞다퉈 투자하면서 성장산업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질 것”이라며 “투자금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경쟁할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벤처펀드로 시중 자금이 몰리면서 발행시장뿐만 아니라 유통 시장에서도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스닥 벤처펀드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선순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까지 코스닥 벤처펀드 유입자금은 1조9090억원을 기록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 “벤처 기업의 메자닌 발행 규모는 제한적인 수준”이라며 “코스닥벤처펀드가 연이어 출시되면서 시장규모가 커지면 메자닌으로의 자금 유입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코스닥 벤처펀드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진다면 결국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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