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석학 21인이 말하는 생명의 기원과 진화, 그리고 최첨단 생명과학’을 부제로 단 책은 다소 과한 수식이 거슬릴 수 있지만 목차를 보면 이내 수긍할 수 있다. ‘이기적 유전자’의 리처드 도킨스를 비롯해 사회생물학의 창시자이자 어느덧 학계의 화두가 된 일반적 ‘통섭’을 1970년대부터 주창한 에드워드 윌슨, 세계 최초로 네안데르탈인의 미토콘트리아 DNA 염기 서열을 분석한 스테판 테보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유전학분과장에 이르기까지 유명 과학자의 강연 원고와 에세이, 대담을 빼곡히 담아내서다. 이런 구성이 가능했던 건 책의 저술에 참여한 과학자들이 바로 ‘엣지’ 회원들이었기 때문이다.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생명’이다. 진화생물학, 유전학, 정보과학, 생명공학, 이론물리학, 양자컴퓨터공학 등 각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과학자들이 자신의 전공을 토대로 ‘생명’에 대한 다양하고 복잡한 이론을 펼쳐낸다.
전반적으로 생명을 둘러싼 과학쟁점을 두루 살피며 앞으로 우리의 생명이 어떻게 변화해 나갈 것인지를 전망한다. 과학자마다 예상이 다르지만 의견은 한 가지로 모인다. 결국 우리의 생명이 유기적인 상황에서 상호작용하며 이뤄졌듯이 과학 역시 통섭을 바탕으로 서로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