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맥주 수입액은 전년대비 31.3% 증가한 1억8626만 달러(약 2238억원) 수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산 맥주 시장이 전년대비 5%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업계는 내년에도 맥주 수입액이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맥주 시장에서 수입맥주의 영향력도 더 강해질 전망이다. 먼저 국산 맥주의 가격이 오르며 수입맥주의 가격 경쟁력이 더 강화됐다. 업계 1위인 오비맥주는 지난 11월부터 카스 등 주요 제품의 출고 가격을 평균 6%, 2위인 하이트진로는 하이트 등 주요 제품의 출고 가격을 평균 6.3% 인상했다.
지금도 수입맥주는 할인 판매를 통해 국산 맥주를 압박하고 있는데, 국산 맥주의 가격이 오르며 수입맥주는 가격 측면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갖게 됐다. 일부 편의점에서는 500ml 기준 수입맥주의 한 캔 가격은 2000~2500원으로 국산 맥주보다 저렴하거나 비슷하다. 수입맥주의 종류가 훨씬 더 다양하기 때문에 국산맥주는 종류와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오비맥주는 모회사 AB인베브를 통해 다양한 수입맥주를 국내 선보이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카스의 부진을 수입 맥주로 상쇄할 정도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하이트진로도 기린이치방, 크로넨버그 등 기존 수입맥주 외 호주 라거 맥주 투이즈엑스트라 드라이를 수입하며 수입맥주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한편에서는 하이트진로가 해외 맥주업체와 제휴를 통해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맥주를 수입하지 않았던 롯데주류도 아일랜드 크래프트 맥주 ‘맥가글스’를 수입해 판매를 시작했으며 수입 맥주 종류를 늘려갈 전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즙소주와 탄산주 열풍이 사그라지며 주류 회사들이 새로운 살 길 찾기에 나서고 있다”며 “팔리는 것이 수입맥주밖에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입맥주 종류와 판매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