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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아파트 대량 공급 틈새를 비집고 하나 둘 나오고 있는 중대형(전용 90~135㎡) 아파트가 분양시장에서 인기다. 5년 가까이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분양이 이뤄지다보니 상대적으로 중대형 새 아파트에 목말랐던 수요자들이 늘어난 때문으로, 청약 성적도 좋은 편이다.
중대형 수요 늘자 청약률도 덩달아 껑충
하남 미사지구에선 신안 인스빌 뿐 아니라 지난 6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미사강변 호반 써밋플레이스’도 1순위 청약 결과 737가구 모집에 총 3만 9859명이 몰려 평균 54.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는 846가구로 주택 면적은 중대형(전용면적 99~154㎡)으로 구성됐다.
세종시 ‘힐스테이트 세종 3차’ 아파트는 지난 4월 청약 접수 결과 556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2320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돼 평균 4.2대 1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대형 평수인 전용 134㎡에서 나왔다. 3가구 모집에 290명이 접수해 96.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중대형 새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늘자 분양 물량도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0년 전체의 19.9%를 차지하던 중대형 아파트 공급 물량은 서서히 줄어 지난해는 전체의 7.4%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엔 8.5%로 비율이 증가했다. 특히 전용면적 90~100㎡ 사이 아파트의 공급 비율은 2010년 2.69%에서 2016년 4.2%로 늘었다.
중대형 아파트가 실속형으로 바뀐 것도 이유다. 3.3㎡당 분양가가 중소형보다 싼 곳이 많은데다 대가족이 선호하는 복층형, 임대 수익을 원하는 노년층을 위한 세대분리형 등 실속형 설계도 늘고 있다. 개포 래미안블레스티지는 전용 85㎡ 미만인 중소형 평형은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 이상인 반면 전용 113㎡형은 최고 3900만원, 전용 126㎡형은 최고 3750만원 선으로 더 저렴했다.
호황기엔 중대형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도 이유다. 상승률은 중소형보다 낮지만 상승 폭은 중대형이 클 수밖에 없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용 90~135㎡ 사이의 중대형 아파트 평균 가격은 1월 4억 5229만원에서 6월 말 4억 5533만원으로 304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전용 63~95㎡ 중형 아파트는 264만원 상승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중대형 아파트나 고가 아파트 매매가는 시장이 침체기에 들면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중대형은 중소형보다 분양가 총액이 큰 만큼 입주 시기에 공급 과잉으로 기존 주택이 안 팔릴 경우 잔금 납부 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무조건 잡고 보자식이 아닌 자금 상황을 잘 따져본 후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