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고 실속 커진 중대형 아파트… 요즘 '덩칫값하네'

공급물량 감소로 희소성 커져
중소형 틈새 비집고 분양시장서 好好
하남 ‘미사강변 호반’ 청약률 54대 1
다산 ‘한양수자인 2차’ 경쟁률 24대 1
실속형 전환후 찾는 사람 많아
대가족이 선호하는 복층형
임대수익 가능한 세대분리형
쓰임새 많은 공간배치로 인기
  • 등록 2016-07-21 오전 5:00:00

    수정 2016-07-21 오전 7:52:07

△아파트 공급이 중소형 위주로 이뤄지면서 희소성이 커진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높은 경쟁률로 1순위 마감한 하남 미사강변도시 내 중대형 아파트 단지인 ‘하남미사 신안인스빌’ 모델하우스 내부 모습.[사진=신안종합건설]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지난 14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경기 남양주 다산신도시 ‘한양수자인 2차’ 아파트는 평균 경쟁률이 24.2대 1이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아파트 단지는 인기 높은 중소형이 아닌 중대형(전용면적 97·112㎡)으로 구성된 점이다. 앞서 지난 8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경기 하남 미사 강변도시 ‘하남미사 신안 인스빌’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중형 이상(전용 84·93㎡) 561가구(특별공급 173가구 제외) 모집에 4만 3499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무려 77.5대 1이었다. 특히 국민주택규모인 전용 84㎡보다 큰 규모인 93㎡ 타입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았다. 93㎡B 타입은 103.2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중소형 아파트 대량 공급 틈새를 비집고 하나 둘 나오고 있는 중대형(전용 90~135㎡) 아파트가 분양시장에서 인기다. 5년 가까이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분양이 이뤄지다보니 상대적으로 중대형 새 아파트에 목말랐던 수요자들이 늘어난 때문으로, 청약 성적도 좋은 편이다.

중대형 수요 늘자 청약률도 덩달아 껑충

하남 미사지구에선 신안 인스빌 뿐 아니라 지난 6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미사강변 호반 써밋플레이스’도 1순위 청약 결과 737가구 모집에 총 3만 9859명이 몰려 평균 54.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는 846가구로 주택 면적은 중대형(전용면적 99~154㎡)으로 구성됐다.

세종시 ‘힐스테이트 세종 3차’ 아파트는 지난 4월 청약 접수 결과 556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2320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돼 평균 4.2대 1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대형 평수인 전용 134㎡에서 나왔다. 3가구 모집에 290명이 접수해 96.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에서도 중대형 새 아파트 인기가 높다. 지난 3월 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99㎡D 타입은 45.8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고, 6월 개포동 일원 현대 재건축 아파트 ‘래미안 루체하임’은 전용 101㎡A 타입이 평균 경쟁률 25.9대 1을 기록했다.

중대형 새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늘자 분양 물량도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0년 전체의 19.9%를 차지하던 중대형 아파트 공급 물량은 서서히 줄어 지난해는 전체의 7.4%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엔 8.5%로 비율이 증가했다. 특히 전용면적 90~100㎡ 사이 아파트의 공급 비율은 2010년 2.69%에서 2016년 4.2%로 늘었다.

3.3㎡당 분양가 중소형보다 저렴한 곳도 있어

중대형 인기가 높아진 가장 큰 이유는 몇 년간 신규 아파트 공급이 많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희소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2007년만 해도 전체 분양 아파트의 38%가 중대형이었다. 하지만 중소형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2010년 이후 중대형은 연 평균 3만 가구 공급에 그치고 있다. 이러다보니 수요자들의 중대형 새 아파트에 대한 갈증이 해갈되지 못하면서 최근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중대형 아파트가 실속형으로 바뀐 것도 이유다. 3.3㎡당 분양가가 중소형보다 싼 곳이 많은데다 대가족이 선호하는 복층형, 임대 수익을 원하는 노년층을 위한 세대분리형 등 실속형 설계도 늘고 있다. 개포 래미안블레스티지는 전용 85㎡ 미만인 중소형 평형은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 이상인 반면 전용 113㎡형은 최고 3900만원, 전용 126㎡형은 최고 3750만원 선으로 더 저렴했다.

호황기엔 중대형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도 이유다. 상승률은 중소형보다 낮지만 상승 폭은 중대형이 클 수밖에 없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용 90~135㎡ 사이의 중대형 아파트 평균 가격은 1월 4억 5229만원에서 6월 말 4억 5533만원으로 304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전용 63~95㎡ 중형 아파트는 264만원 상승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중대형 아파트나 고가 아파트 매매가는 시장이 침체기에 들면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중대형은 중소형보다 분양가 총액이 큰 만큼 입주 시기에 공급 과잉으로 기존 주택이 안 팔릴 경우 잔금 납부 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무조건 잡고 보자식이 아닌 자금 상황을 잘 따져본 후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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