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국토교통부는 전국에서 첫 입주자를 모집한 서울 △송파 삼전지구 △서초 내곡지구 △구로 천왕지구 △강동 강일지구 등 4곳의 행복주택 입주 당첨자 847명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젊은층 주거 복지 실현이라는 행복주택의 취지에 맞게 전체 입주 물량의 80%가 대학생·신혼부부·사회초년생 등에게 돌아가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계층 특성상 아르바이트 외에는 수입이 없고 기숙사도 부족해 누구보다 행복주택이 절실한 대학생들에게는 입주 물량의 4%만 배정됐다. 또 최대 6년인 행복주택 거주 기간을 감안하면 출산을 고려해 최소한 방이 2개인 투룸형 주택이 필요한 신혼부부에게는 물량의 99%를 원룸형으로 공급, 신청 미달 사태를 빚은 것이다.
정부는 행복주택에 ‘행복’이란 단어를 붙였다. 이 사업에 대한 소개 글에는 “젊은층이 직장 또는 학교와 가깝거나 대중교통이 편리한 곳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살 수 있게 하겠다”고 쓰여 있다. 정부는 통학 및 출·퇴근이 편하고 임대료가 싼 집에 살게만 해주면 젊은이들이 행복할 수 있다고 여긴 듯하다. 하지만 진정한 행복은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껴 흐뭇한 상태가 지속될 때만 성립한다는 사실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