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상 최우수작 ⑤] 국악 '허윤정 거문고독주회 시공'

제2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국악부문 최우수작
"연주력과 예술성이 돋보인 무대"
古악보 재해석·전곡 창작 '호평'
스토리텔링 곡으로 몰입도 높여
  • 등록 2015-01-26 오전 6:40:10

    수정 2015-01-26 오전 6:40:10

제2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국악부문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허윤정 거문고독주회’(사진=허윤정 거문고독주회).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빼어난 연주 실력과 몰입도 높은 무대가 관객은 물론 심사위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제2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국악부문 최우수작으로 ‘허윤정의 거문고독주회 시공’이 선정됐다.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공연된 ‘시공’은 연주자 허윤정의 진가를 확인한 무대였다.

허윤정은 한국의 소리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연주자다. 어릴 때에는 한국춤을 췄고 국악고등학교로 진학한 후에는 사물·아쟁을 거쳐 거문고 연주자가 됐다. 이 같은 이력은 이후 창작국악의 실험무대로 고스란히 이어지며 대중적인 인기와 화제를 끌어모으는 데 단단히 한몫을 했다. 지난달 공연에선 신작금보 중 ‘중대엽’ ‘동방의 소리’ ‘소리, 흐르다’ ‘신흥’ ‘침묵’ 등 전곡을 창작 초연곡으로 선보였다. 특히 조선시대 고악보를 재해석한 거문고 연주곡과 위촉 초연작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예측하는 정갈한 거문고의 진맛을 느끼게 한 무대로 평가받았다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6호 한갑득류 거문고산조 이수자이기도 한 허윤정은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의 부수석을 지냈고 국내 실내악단 슬기둥의 멤버로 활동했다. 이후 솔리스트 앙상블 상상과 함께한 것은 물론 2007년과 2008년 미국 록펠러재단의 레지던스 아티스트로 선정돼 뉴욕에서 6개월간 연주활동을 하기도 했다.

심사위원단은 무엇보다 허윤정의 ‘연주력’과 ‘기획력’을 높이 평가했다. 허윤정은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한 즉흥연주 영역을 개척했고 작곡도 직접 한다. 지난 공연도 이러한 작업의 연장선상에 뒀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창작열을 불태우는 예술가를 격려하고 공연예술의 발전에 기여하는 숨은 보석을 찾아내고자 하는 이데일리 문화대상의 취지가 충분히 반영된 무대였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심사위원단은 “실력으로 정평이 나 있는 허윤정의 연주력과 예술성이 돋보인 무대였다”며 “특히 화려하게 꾸며야만 주목받는 이 시대에 절제된 연주를 선보인 점이 좋았다”고 평했다.

매공연마다 창의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허윤정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최첨단 기계음과 거문고의 절묘한 조화를 꾀한 ‘거문고 일렉트로니카’ 공연을 통해 전통악기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심사위원단은 “처음에는 의견이 나뉘었지만 결국에는 만장일치로 결정했다”며 “허윤정의 거문고 연주에는 스토리텔링이 있고 레퍼토리가 연결이 돼 몰입이 잘 된다. 단아하고 정갈한 연주실력은 물론 관객과의 호흡도 좋았다”고 말했다.

한편 국악부문 최우수작 후보에는 허윤정 거문고독주회 ‘시공’을 포함해 총 8편이 올랐다. 대금연주자 차승민 ‘골목환상’, 국악그룹 들소리 ‘30년동안 뭐했노’, 박민희의 가곡실격 ‘방5’, 소리꾼 이희문의 ‘쾌’, 이자람 ‘억척가’, ‘김해가야금페스티벌’, ‘이판사판콘서트’ 등이다. 이들 작품 가운데 세련되고 색다른 가야금 연주로 인상적인 무대를 선보인 ‘김해가야금페스티벌’이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으나 참신한 예술가를 발굴해 격려한다는 상의 취지에 더욱 부합한다는 점에서 ‘허윤정 거문고독주회 시공’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편집자주

지난 한 해 치열하고 뜨거웠던 공연예술계가 마무리됐다. 제2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이 연극, 클래식, 무용, 국악·전통, 뮤지컬, 콘서트 등 6개 부문별 최우수작을 선정했다. 지난 8일 이데일리 문화대상 심사위원단은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1년을 결산하는 심사위원회를 열고 3시간가량 이어진 열띤 토론 끝에 6개 각 부문에서 2014년을 빛낸 가장 의미있는 한 작품씩을 가름했다. 이날 선정한 최우수작 중 한 작품은 역시 심사위원투표와 일반인이 참여하는 온라인투표 등을 거쳐 대상의 영예를 차지하게 된다. 이데일리 문화대상은 대상 선정에 앞서 3회에 걸쳐 6개 부문별 최우수작에 대한 소개와 강도높게 진행한 최종심사 현장을 독자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한편 대상 발표·시상과 더불어 6개 부문별 최우수작을 시상하는 제2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시상식은 오는 2월 2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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