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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빼어난 연주 실력과 몰입도 높은 무대가 관객은 물론 심사위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제2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국악부문 최우수작으로 ‘허윤정의 거문고독주회 시공’이 선정됐다.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공연된 ‘시공’은 연주자 허윤정의 진가를 확인한 무대였다.
허윤정은 한국의 소리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연주자다. 어릴 때에는 한국춤을 췄고 국악고등학교로 진학한 후에는 사물·아쟁을 거쳐 거문고 연주자가 됐다. 이 같은 이력은 이후 창작국악의 실험무대로 고스란히 이어지며 대중적인 인기와 화제를 끌어모으는 데 단단히 한몫을 했다. 지난달 공연에선 신작금보 중 ‘중대엽’ ‘동방의 소리’ ‘소리, 흐르다’ ‘신흥’ ‘침묵’ 등 전곡을 창작 초연곡으로 선보였다. 특히 조선시대 고악보를 재해석한 거문고 연주곡과 위촉 초연작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예측하는 정갈한 거문고의 진맛을 느끼게 한 무대로 평가받았다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6호 한갑득류 거문고산조 이수자이기도 한 허윤정은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의 부수석을 지냈고 국내 실내악단 슬기둥의 멤버로 활동했다. 이후 솔리스트 앙상블 상상과 함께한 것은 물론 2007년과 2008년 미국 록펠러재단의 레지던스 아티스트로 선정돼 뉴욕에서 6개월간 연주활동을 하기도 했다.
매공연마다 창의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허윤정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최첨단 기계음과 거문고의 절묘한 조화를 꾀한 ‘거문고 일렉트로니카’ 공연을 통해 전통악기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심사위원단은 “처음에는 의견이 나뉘었지만 결국에는 만장일치로 결정했다”며 “허윤정의 거문고 연주에는 스토리텔링이 있고 레퍼토리가 연결이 돼 몰입이 잘 된다. 단아하고 정갈한 연주실력은 물론 관객과의 호흡도 좋았다”고 말했다.
▲편집자주
지난 한 해 치열하고 뜨거웠던 공연예술계가 마무리됐다. 제2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이 연극, 클래식, 무용, 국악·전통, 뮤지컬, 콘서트 등 6개 부문별 최우수작을 선정했다. 지난 8일 이데일리 문화대상 심사위원단은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1년을 결산하는 심사위원회를 열고 3시간가량 이어진 열띤 토론 끝에 6개 각 부문에서 2014년을 빛낸 가장 의미있는 한 작품씩을 가름했다. 이날 선정한 최우수작 중 한 작품은 역시 심사위원투표와 일반인이 참여하는 온라인투표 등을 거쳐 대상의 영예를 차지하게 된다. 이데일리 문화대상은 대상 선정에 앞서 3회에 걸쳐 6개 부문별 최우수작에 대한 소개와 강도높게 진행한 최종심사 현장을 독자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한편 대상 발표·시상과 더불어 6개 부문별 최우수작을 시상하는 제2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시상식은 오는 2월 2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