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과학기술 분야 대선공약인 2020년 무인 달 탐사 프로젝트가 야당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미래창조과학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미래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5년 달탐사 사업예산 410억8000만원은 예산결산심의위원회의 최종 심의에서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미래부는 이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결과가 지난 9월 23일 확정된 부처 예산안보다 늦게 나와 여기에 포함시키지 못했다. 미래부는 이에 국회 상임위원회(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이 예산을 반영했지만 이후 예결위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정부 관계자는 “(예결위에서) 야당의 반대가 의외로 거세 내년 예산확보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의 달 탐사 예산이 이른바 ‘쪽지예산’이며 특히 1단계 계획인 2017년 12월 시험용 달 궤도선 발사는 차기 대선을 앞둔 ‘정치 이벤트’라고 주장해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시기가 좀 조정 되더라도 달 탐사는 꼭 하겠다”며 “2020년 (본 궤도선과 착륙선) 발사 여부는 더 검토가 필요하지만 (2020년을) 포기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미래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2020년 달 탐사는 가능하다”고 수차례 강조해온 것에 비하면 입장이 바뀐 것이다.
당초 미래부와 항우연은 △총 1978억2000만원을 투입해 2017년까지 달 궤도선을 시험발사(1단계)하고 △5500억원 가량을 추가로 투입, 2020년까지 달 궤도선과 착륙선을 정식발사(2단계)키로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손을 잡고 달 궤도선 개발과 제작, 심우주 통신국 건설 등을 추진키로 했지만, 예산이 전혀 없다.
이에 미래부는 내년에는 16개 출연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달탐사 출연연 협력협의회’가 정부예산이 아닌 기관예산 70억원으로 1단계에 대한 선행연구를 하도록 할 계획이다. 본 사업은 2016년 다시 추진할 방침이다.
미래부와 항우연은 그야말로 ‘멘탈붕괴’ 상황이다. 지난 9월부터 달 탐사예산 전담팀까지 운영한 미래부는 일부 감액이 아닌 전액 미반영은 생각지도 못했다는 반응이다.
항우연 역시 당초 개발계획에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달 탐사 프로젝트가 NASA와의 기술적·정책적 협력으로 추진되는만큼 예산 미반영이 협력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지 우려하고 있다.
한편 내년 미래부 예산은 올해보다 4.8% 늘어난 14조3371억원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 9월 제출된 정부안에 비해 235억원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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