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에도 이 같은 시장 분위기가 뒤집어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대체로 서울·수도권은 ‘약보합’, 지방은 ‘강보합’을 나타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전셋값 역시 하반기에도 상승세가 이어져 전세입자들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4·1 대책의 핵심 법안들이 하반기에 속도를 내거나 취득세 영구 인하 방침이 조속히 확정되면 기대감 회복으로 시장 분위기가 바뀔 여지는 남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울·수도권 침체 지속…지방도 집값 상승세 꺾일 듯
30일 이데일리가 부동산 전문가 5명에게 올해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등을 물은 결과, 서울·수도권은 하반기에도 침체가 이어지고 지방은 지역별 양극화가 뚜렷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셋값 상승은 지방보다 수도권에서 더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 수도권 집값은 0.5% 하락, 지방은 0.5%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며 “집값 상승 기대감이 낮은 상황인 만큼 침체한 거래시장 분위기가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두승 삼성증권 부동산전문연구위원 역시 “정부의 취득세 항구 인하 방침에 따라 제도 시행 이전까지는 대기수요 발생으로 거래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상승 흐름을 타던 지방 주택 매매시장의 경우 올 연말부터 먹구름이 끼일 것으로 전망됐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지방 집값은 점점 상승 폭이 둔화하고 있다”며 “부산·대전에 이어 매매 가격이 많이 올랐던 대구·경북도 올 연말부터 공급 과잉으로 점차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김규정 팀장은 “세계 경제가 불안정하고 대내적으로는 가계 부채 증가와 실질소득 감소 등으로 주택 구매심리가 상당히 약해진 상황”이라며 “정부가 추진키로 한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과 분양가상한제 및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정책까지 표류하게 되면 주택시장 회복세가 상당히 후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셋값은 올해 하반기에도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최근 4·1 대책 후속조치로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를 전세로 활용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수도권 외곽의 중대형 아파트 정도만 참여를 유도할 수 있어 전세 안정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안지아 한국부동산연구원 연구위원은 “매매시장 침체가 심한 수도권에서 전셋값 강세는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줄곧 전셋값이 올라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되겠지만 상승 추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수도권 분양시장 ‘활짝’… 공공분양 노려볼 만
지역으로는 서울 강남권을 주목할 만하다. 대치 청실·잠원 한신·경복아파트 등 재건축 아파트는 물론 내곡·세곡2지구 등 보금자리 물량도 풍성하다. 내곡·세곡2지구는 입지가 뛰어난 강남권에 위치한 데다 분양가 역시 주변의 85% 수준이어서 실수요자라면 청약에 적극 나서보는 것도 괜찮다. 8월부터 서울 마곡지구에서 쏟아지는 공공분양 물량도 기대주다.
생애 최초 첫 주택 구입자라면 올해 하반기에 도심에 있는 소형 저가 주택을 노려볼 만하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올 연말까지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을 위한 대책이 시행되는 만큼 혜택을 적극 이용할 필요가 있다”며 “가격 하락 가능성이 낮은 소형주택 위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지속적인 집값 하락으로 매매시장이 수요자 우위로 재편된 만큼 실수요자라면 역발상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도 방법이다. 박합수 팀장은 “가격 협상력을 이용해 서울 도심권 소형 저가 급매물을 노리면 취득세 감면액보다 더 할인된 금액으로 집을 매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