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넉달래 최저..유로존+지표 악재탓

3대지수 1~2% 추락..S&P500, 1300선 턱걸이
소비재관련주 하락 주도..JP모간 또 급락세
  • 등록 2012-05-18 오전 5:07:07

    수정 2012-05-18 오전 5:07:07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또다시 하락했다. 지수가 추가 하락하며 4개월만에 최저 수준까지 내려갔다.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까지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미국 경제지표도 동반 부진으로 시장심리를 냉각시켰다.

17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56.06포인트, 1.24% 하락한 1만2442.49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9.94포인트, 1.51% 내려간 1304.86으로 1300선을 간신히 지켜냈다. 나스닥지수 역시 전일대비 60.35포인트, 2.1%나 급락한 2813.69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3대지수 모두 1월 이후 넉 달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리스가 과도정부 구성 이후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전날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은행 4곳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스페인의 국채금리가 크게 뛰고 3위 은행인 방키아에서 일부 뱅크런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소식까지 겹치며 시장심리를 악화시켰다.

이런 가운데 개장전 나온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37만건으로 전주와 같은 수준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경기선행지수도 7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서고 필라델피아 제조업 경지지표도 부진한 모습이었다.

대부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소비재 관련주가 특히 부진했다. 20억달러 투자손실 악몽을 딛고 최근 반등세를 타던 JP모간체이스는 손실규모가 최소 50% 이상 더 늘어났고,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다음달중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증언할 것이라는 소식에 4% 이상 추락했다.   대표적인 대형주인 캐터필러도 4월중 매출 성장세가 부진해지고 있다는 우려에 4.42% 하락했다. 장 마감 이후 실적을 내놓을 에어로포스테일과 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과 마블테크 등이 우려감에 동반 하락했다. 배당을 늘리기로 했다는 소식에도 티파니는 3% 이상 하락했다.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1억4200만달러에 미디어제너럴그룹으로부터 신문사들을 인수했다고 발표하면서 1% 가까이 하락했지만, 미디어제너럴측은 34% 가까이 뛰었다.   예상보다 실적과 함께 2분기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이익 전망을 내놓은 미국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 주가는 4% 이상 올랐고, 경쟁사인 시어스도 캐나다법인 지분 매각과 분사를 발표하면서 3.05% 올랐다.

◇ 피치, 그리스 국가신용등급 `CCC`로 강등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사가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했다.

이날 피치사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B-`에서 `CCC`로 강등했다고 발표했다. 단기 등급도 종전 `B`에서 `C`로 내렸다.

피치는 평정 보고서를 통해 "그리스 정치권이 연립정부를 구성하는데 실패한 것은 그 만큼 그리스 국민과 정치권에서 긴축 프로그램에 대한 지지도가 낮다는 의미"라며 등급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다음달에 2차 총선이 치뤄지지만, 여기서 구성되는 새 정부도 긴축조치를 추진할 수 없게 된다면 그리스는 아마 유로존에서 탈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그리스 정부와 민간부문에서의 디폴트 우려를 확산시킬 것"이라고도 했다.

◇ 바호주 "그리스 유로존 잔류, 뭐든 하겠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이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바호주 위원장은 미국 뉴욕 UN본부에서의 강연에서 "EU는 그리스가 유로존 내에 남아있기를 원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재확인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EU는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그리스가 합의한 2차 구제금융 지원을 위한 전제조건들을 함께 이행할 수 있도록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데이빗 헐리 IMF 대외담당 부총재는 언론 브리핑에서 "그리스가 2차 총선을 요구한 만큼 이를 통해 구성될 새로운 정부와 접촉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다음달 17일 치뤄지는 총선 이후에나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 관련 조치들을 점검하기 위해 그리스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IMF 실사단이 다음달 중순 이후에나 그리스에 들어갈 것이라는 뜻으로, 3차 자금 집행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추가적인 지원이 없다면 공무원 급여와 사회보장비 지급이 이뤄지는 6월말쯤 그리스 정부의 현금이 고갈될 것으로 보고 있다.

◇ 美 선행지수-고용-제조업지표 부진

지난달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예상에 못미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컨퍼런스보드는 지난 4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전월대비 0.1%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0.1% 상승에 못미친 것이다. 또 3월의 0.3% 상승에서 하락세로 반전되며 7개월만에 처음으로 뒷걸음질 쳤다.

이에 따라 올 여름부터는 경기 회복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선행지수는 향후 3~6개월후 경기흐름을 미리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이날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은 5월중 제조업지수가 마이너스(-)5.8을 기록해 시장에서 예상했던 10.0에 크게 못미쳤다고 발표했다. 또 4월의 8.5에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이와 함께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7만건으로 전주와 같은 수준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36만5000건보다는 높았다. 2주일전 건수도 종전 36만7000건에서 소폭 상향 조정됐다. 다만 변동성을 줄인 4주일 이동평균 건수도 37만5000건으로, 전주의 37만97500건보다 줄었다.

◇ 스페인, 국채불안-방키아 뱅크런 조짐

스페인 3위 은행으로, 정부 공적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진 방키아에서도 고객들이 대규모로 예금을 빼내가는 뱅크런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스페인 현지 언론인 `엘 문도`에 따르면 방키아의 고객들이 10억유로(13억달러)에 이르는 예금을 이미 인출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방키아측은 예금 인출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성명서를 통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며 고객들을 달래고 있다. 특히 최근 방키아의 이사회 의장에 새롭게 추대된 호세 이그나치오 고리골잘리는 "예금주들은 자신의 예금이 안전하게 지켜질 수 있을지에 대해 완전히 안심해도 된다"며 은행을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페르난도 히메네스 라토레 재무차관도 "스페인은 여전히 국제적인 구제금융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뱅크런이 일어날 리스크에 대해서도 전혀 우려하지 않고 있다"며 시장 우려를 불식시키려 애썼다.

또 유럽 채권시장에서 스페인의 벤치마크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6.34%까지 상승하고 있다. 발행시장에서도 스페인 재무부는 3년과 4년 만기 국채를 목표치를 뛰어넘는 25억유로 어치 발행했지만, 낙찰금리는 크게 뛰어 우려를 키웠다. 3년만기 국채 낙찰금리는 4.375%로 지난달 기록했던 2.89%보다 두 배 가량 올랐고, 4년만기 국채 금리 역시 5.106%를 기록했다.

◇ "JP모간 투자손실, 나흘만에 50% 더 늘어"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합성신용증권이라는 파생상품에 투자해 6주일간 20억달러의 손실을 낸 JP모간의 투자 손실이 최근 큰 폭으로 더 늘어났는데, 20억달러로 알려졌던 당초 손실규모는 최소 10억달러 이상 더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물론 앞서 지난주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가 투자 손실에 대해 발표했을 때 그는 "시가를 기준으로 할 경우 투자 손실규모는 변동될 수 있으며 향후 몇 분기 내에 손실이 두 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헤지펀드와 다른 투자자들이 JP모간의 이같은 압박을 이용한 탓에 불과 나흘만에 손실 규모가 50%나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향후 크레딧시장 포지션이 더 악화될 수 있는 도화선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 현재 연방준비제도(Fed)는 투자 손실이 얼마나 더 늘어나고 있는지, 당초 투자규모는 얼마였는지, JP모간의 경영진들이 연방 예금보험 한도를 초과하는 부적절한 리스크를 졌는지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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