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이틀째 상승..`伊 안개 걷혔다`(종합)

베를루스코니 총리 사퇴에 반등 성공
고용지표도 호조..금융주 강세 주도
  • 등록 2011-11-09 오전 6:26:45

    수정 2011-11-09 오전 6:26:45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으로 상승했다.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도 국민 신뢰를 잃은 총리가 물러나면서 긴축 이행과 정국 안정을 꾀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8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01.87포인트, 0.84% 상승한 1만2170.26으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일대비 14.81포인트, 1.17% 높은 1275.93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32.24포인트, 1.20% 올라간 2727.49를 기록했다.

장 후반으로 갈수록 오름폭이 커지며 일중 최고점 수준이 종가가 되는 강세흐름을 보였고, 시카고옵션거래소의 VIX지수도 28선 아래로 내려가 시장 공포가 크게 잦아들었음을 보여줬다.

이날 장 초반부터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퇴 가능성이 커지면서 매수심리가 우세했다. 이후 이탈리아 하원이 예산지출안을 통과시키자 상승세가 주춤거렸지만,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원내 과반수에 8표 못미치는 표를 얻은 뒤 사퇴를 발표하자 시장은 오름폭을 키웠다.

미국 지표도 괜찮았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9월 현재 미국 기업들의 구인건수가 전월대비 22만5000명 증가한 335만명으로, 지난 2008년 8월 이후 3년만에 가장 높았다.

유로존 위기 우려가 줄어들자 금융주가 강세를 보였고 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에너지 관련주들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크레디트스위스가 1.79% 상승했고 JP모간체이스도 2.28% 상승했다. 온라인 여행사인 프라이스라인닷컴은 실적 호조를 등에 업고 8.61%나 뛰어 올랐다. 비디오게임 배급업체인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테이크투는 장 마감 이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각각 1.38%, 0.58% 상승했다.

당뇨병 치료제 개발 파트너십을 종결했다는 소식에 에이미린 파마큐티컬스가 10.98% 추락한 반면 상대방인 일라이릴리는 오히려 1.67% 상승했다.

휴렛-패커드는 팜사의 웹OS 모바일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매각한다는 소식에 0.14% 하락했고, 맥도날드는 10월 판매실적이 예상보다 좋았지만 주가는 오히려 0.02% 내려갔다.

◇ 伊총리, 경제개혁안 승인후 사퇴

그리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에 이어 이탈리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도 재정위기에 따른 경제 실패를 이유로 사퇴를 맞게 됐다. 이날 조르조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은 하원의 2010년 예산지출안 가결 뒤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면담을 갖고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경제 개혁안이 의회에서 승인된 이후 사퇴할 것"이라며 그 시기가 이달 중순쯤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이탈리아 하원은 예산지출안에 대한 표결에서 야당이 투표에서 기권한 가운데 총 하원 의석 630석 중 찬성 308표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가결됐지만, 원내 과반수인 316표를 넘지 못하자 베를루스코니 총리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졌다.

이에 따라 향후 이탈리아는 과도내각을 꾸려 경제개혁안 처리를 마무리한 뒤 이후 총선을 치르는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연립정부를 이끌 총리로는 현재 집권 여당인 자유국민당(PdL) 당수이자 법무장관 출신인 안젤리노 알피노가 가장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

◇ "이란 핵무기 개발 의혹"

이날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보고서를 통해 "입수된 첩보들에 따르면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수행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란이 핵탄두에 우라늄을 활용하고 있고 컴퓨터를 사용한 모의 핵폭발 실험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의혹이 공식 발표되기도 전에 이란과 이스라엘은 뜨겁게 맞서며 긴장감을 높였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란 핵시설에 대한 군사공격이 실제로 이뤄질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고,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위협을 멈추라고 경고했으며 우리는 한 걸음도 물러나지 않을 것이고 우리를 공격하는 국가는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맞받아 쳤다.

이처럼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간데다 이탈리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 사퇴소식까지 겹치며 12월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대비 1.3% 올라 배럴당 96.80달러까지 올랐고, 브렌트유도 115달러를 넘어섰다.

◇ 플로서 "연준, 물가목표 2%로 설정해야"

연방준비제도(Fed)내 매파중 하나로 꼽히는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연준의 장기 인플레이션 목표를 2%로 설정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플로서 총재는 이날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연준이 장기 인플레이션 목표를 2%로 설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연준은 인플레이션이나 성장률, 실업률 등의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는 "이처럼 인플레 목표를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제시할 경우 정책 당국자들은 국민들에게 정책을 더 쉽게 설명할 수 있고 경제 안정을 꾀할 수 있다"며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줄 수 있고 연준의 물가 안정 목표도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2%로 인플레이션 목표를 제시하면 경제주체들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낮출 수 있을 것이고 향후 정책들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3차 양적완화(QE3) 채택 가능성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큰 폭으로 하락해 연준이 이를 막으려는 시그널을 줘야할 시점에서나 채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美기업 구인건수 3년래 최대

미국의 민간고용이 서서히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기업들이 채용을 계획하고 있는 구인건수가 3년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미 노동부는 9월 현재 미국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 구인대상 일자리가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구인건수가 전월대비 22만5000명 증가한 335만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금융위기가 최고점이던 리만브라더스 파산사태 직전인 2008년 8월 이후 3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FTN파이낸셜의 린제이 피그자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서서히 일자리도 늘어나고 있고 실업률도 완만하게나마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다만 아직은 실업률을 크게 낮출 만큼 좋은 수치는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미국의 비농업 취업자수가 전월대비 8만명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앞선 9월 취업자수 증가규모는 10만3000명에서 15만8000명으로 큰 폭으로 높아졌다. 10월 실업률은 9.0%로 낮아졌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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