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월가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강세장이 도래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지수 목표치를 속속 상향조정하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조정은 추세적인 강세장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다.
다만 변수도 존재한다. 내부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외부적으로는 유로존, 중동 등의 불안감이 투자심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예상보다 좋다"..목표 지수 속속 상향
월가가 벤치마크 지수로 삼는 S&P500은 지난 2009년 3월 저점 이후 현재까지 95% 상승했다. 정부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경기 부양책, 그리고 이에 따른 경제 성장과 기업 실적의 개선을 반영한 것이다. 주가는 여기서 훨씬 더 오를 것이라는 게 월가의 전망이다.
UBS는 S&P500 지수가 연말까지 1425선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수가 기존 전망치인 1325선에 바짝 다가서자 황급히 목표를 높인 것이다.
조너선 골럽 UBS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전일 블룸버그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뉴욕 증시는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경제 성장세에 더 의존적"이라며 "경제지표 개선을 반영해 지수 목표치를 상향했다"고 밝혔다.
그는 "성장률이 조금만 높아져도 기업 매출액은 (성장률에 비해) 3~4배 늘어나고, 이익은 더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JP모간은 1425포인트, 바클레이즈 캐피털은 1420포인트를 각각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지표 개선과 주가 상승세 지속으로 인해 목표치를 상향하는 증권사들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조정은 짧고 랠리는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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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의 투자심리가 한 방향으로 쏠리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있다. 최근 월가에서는 `모두가 매수를 외칠 때가 고점 신호`라는 격언도 종종 회자된다. 케이티 보일 채핀힐어드바이저스 대표는 "거대한 코끼리 무리가 하나의 문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고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조정은 단기에 그치고, 장기적인 랠리가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경제 성장세와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는 점에서다.
폴 샤츠 헤리티지캐피털 스트래티지스트는 "주식시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조정을 앞두고 있었다"며 "이번 분기 중 특정 시점에는 주가가 4~8% 조정을 받을 것이지만, 이는 늦봄 강력한 랠리의 바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클 쉘든 RDM 파이낸셜그룹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상당수의 종목이 52주 최고를 기록하는 등 일부 지표들이 조정이 임박했음을 암시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증시 환경은 계속해서 우호적이기 때문에 조정이 온다면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이날 의회 청문회에서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미국의 실업률이 여전히 높으며, 인플레이션은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해 양적완화를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 해외변수와 인플레 우려 주목
뉴욕 증시의 랠리에 부담을 주는 요인 가운데 하나는 경기부양의 반작용으로 일어나고 있는 상품 가격의 급등이다. 구리 가격이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주요 원자재 값이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높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를 위축시키고, 기업 측면에서는 비용 부담 증가를 겪게 만든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상품 가격 상승이 전체적인 소비자물가의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 둔화를 우려한 기업들이 물건값을 묶어둘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UBS의 골럽은 "상품 가격 상승은 소비재 기업들의 이익률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통상적으로 경제에 호재로 인식된다"며 "과거 상품 가격이 급등했을 때 주식시장은 전반적으로 좋았다"고 말했다.
유로존의 재정위기, 이집트를 비롯한 중동의 민주화 시위, 중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 등 해외 변수도 뉴욕 증시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다. 다만 해외 상황이 급변하지 않는 가운데 미국 경제 성장세가 지속된다면 주가 상승세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톰 디 갈로마 구겐하임파트너즈 트레이더는 "지금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미국 경제의 성장세"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