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안전자산으로의 회귀

  • 등록 2011-01-29 오전 7:21:00

    수정 2011-01-29 오전 7:21:00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뉴욕 증시가 28일(현지시간) 급락한 가장 큰 원인은 이집트 반정부 시위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감이었다. 그러나 다우 지수가 166포인트나 빠진 것은 그만큼 주식시장이 과매수 상태에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폴 젬스키는 "주식시장의 장기간 상승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고점 인식이 높아진 가운데 이집트 우려가 발생했다"며 "이집트는 과매수 시장에 매도 촉매가 됐다"고 설명했다.

폴 브리건디 다이렉션펀드 선임 부사장은 "정치적인 불안은 시장에 전혀 좋지 못하다"며 "특히 중동지역의 불안은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의 일반적인 컨센서스는 조정이 임박했다는 것"이었다"며 "그러한 상황에서 (이집트 반정부 시위와 같은) 헤드라인을 보게 되자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을 팔 이유를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시장에서 위험자산인 주식 가격이 급락한 반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와 국채는 각광을 받았다.

잭 앨빈 해리스프라이빗뱅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집트의 불안은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을 추구하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시장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부분은 유가다. 석유 생산량이 집중되고 있는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은 유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낳기 때문이다.

에드 카워트 이글자산운용 매니저는 "이집트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이로 인해 수에즈운하가 닫힐 경우 유가에 어떤 영향이 있을 지가 가장 큰 우려"라고 말했다.

닉 레이치 키프라이빗뱅크 선임 부사장은 "미국 기업 대부분은 이집트에서 별다른 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석유와 상품 가격이 급등하면 기업들의 비용을 높이게 된다"고 우려했다.

튀니지에 이어 이집트에서 민주화 시위가 일어나면서 중동 주변국들로 시위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제이슨 로건 구겐하임파트너스 이사는 "이집트와 튀니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주변 국가들로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며 "중동처럼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투자자들을 주저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크리스찬 비드 젠워스파이낸셜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시장이 두려워하는 것은 시위가 주변국들로 확산되는 것"이라며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등은 유사한 정부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시위에 대해 매우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드레 줄리언 옵베스트자산운용 스트래티지스트는 "시장은 이집트 문제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까 민감한 모습"이라며 "이 문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주가 조정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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