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th SRE-산업편)①"또 불안한 건설업"..신용위험 급부상

응답자 85% "건설업 신용위험 높아져"
부동산PF 부실우려..저축은행도 `불똥`
  • 등록 2010-04-26 오후 1:11:00

    수정 2010-04-26 오후 1:11:00

[이데일리 이학선 기자] 성원건설과 남양건설 등 건설사들의 잇단 법정관리로 건설업의 신용위험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전문가들은 특히 건설업의 위기는 부동산PF 대출로 몸집을 불려온 저축은행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실물위기가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이데일리 신용평가전문가 설문(SRE)`에서 응답자들은 최근 신용위험이 가장 크게 상승한 산업으로 건설부동산서비스업(85%)을 꼽았다. 그 뒤는 저축은행업(53%)이 차지했다.


지난번 조사에선 해운업과 조선업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지만, 최근 글로벌 해운시황이 반등하고 조선업도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조선·해운업은 건설업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졌다.

건설업은 그간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위기가 재연될 불씨를 안고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미 성원건설과 남양건설이 법정관리 들어갔고 대우자판은 워크아웃 개시 결정이 내려졌다. 회사채 시장에선 이 외에도 2~3곳의 건설사들이 비슷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대규모 미분양과 이로 인한 재무부담 증가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연결고리는 부동산PF 대출이다. 이론적으로 부동산PF 대출은 프로젝트 자체의 현금흐름을 상환재원으로 하기 때문에 건설사와 무관한듯 보이지만, 실제는 지급보증, 채무인수, 책임준공 등의 형태로 건설사가 채무부담을 떠안고 있다.

건설사가 이런 식으로 금융권으로부터 받은 부동산PF 대출잔액이 지난해 6월말 83조3000억원에 달한다. 연체율은 5.9%로 이미 약 5조원에 이르는 PF대출이 부실화됐다.

SRE 응답자들이 건설업을 우려하는 것도 결국은 최근의 집값 하락, 미분양 증가 등으로 이 같은 부실화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데 있다. 특히 올해는 건설사의 PF 우발채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만기도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건설업을 둘러싼 부실 우려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SRE 한 자문위원은 "플랜트와 토목부문의 강점을 지닌 건설사들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건설사의 경우 올해도 신용위험 우려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업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것도 부동산PF와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지난 2009년 6월말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74조4000억원이다. 지난 2002년 이후 연평균 자산증가율이 18%에 이른다.

저축은행들이 몸집불리기의 주된 수단으로 삼은 게 부동산PF 대출이다. 지난해 12월말 현재 현재 저축은행의 부동산PF 대출잔액은 1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30% 이상이 요주의 이하 채권으로 분류된다.

다른 자문위원은 "신용위험 상승 산업이 건설업에서 조선해운으로, 다시 건설업으로 돌아왔다"며 "이번에 저축은행의 신용위험이 높아졌다는 답변도 결국 저축은행의 PF대출에 대한 부실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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