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데일리 신용평가전문가 설문(SRE)`에서 응답자들은 최근 신용위험이 가장 크게 상승한 산업으로 건설부동산서비스업(85%)을 꼽았다. 그 뒤는 저축은행업(53%)이 차지했다.
지난번 조사에선 해운업과 조선업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지만, 최근 글로벌 해운시황이 반등하고 조선업도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조선·해운업은 건설업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졌다.
건설업은 그간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위기가 재연될 불씨를 안고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미 성원건설과 남양건설이 법정관리 들어갔고 대우자판은 워크아웃 개시 결정이 내려졌다. 회사채 시장에선 이 외에도 2~3곳의 건설사들이 비슷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건설사가 이런 식으로 금융권으로부터 받은 부동산PF 대출잔액이 지난해 6월말 83조3000억원에 달한다. 연체율은 5.9%로 이미 약 5조원에 이르는 PF대출이 부실화됐다.
SRE 응답자들이 건설업을 우려하는 것도 결국은 최근의 집값 하락, 미분양 증가 등으로 이 같은 부실화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데 있다. 특히 올해는 건설사의 PF 우발채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만기도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건설업을 둘러싼 부실 우려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SRE 한 자문위원은 "플랜트와 토목부문의 강점을 지닌 건설사들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건설사의 경우 올해도 신용위험 우려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이 몸집불리기의 주된 수단으로 삼은 게 부동산PF 대출이다. 지난해 12월말 현재 현재 저축은행의 부동산PF 대출잔액은 1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30% 이상이 요주의 이하 채권으로 분류된다.
다른 자문위원은 "신용위험 상승 산업이 건설업에서 조선해운으로, 다시 건설업으로 돌아왔다"며 "이번에 저축은행의 신용위험이 높아졌다는 답변도 결국 저축은행의 PF대출에 대한 부실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