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소형차 달리는데 SUV `백약이 무효`

  • 등록 2008-08-03 오전 9:02:54

    수정 2008-08-03 오전 9:02:54

[이데일리 문영재기자] 최근 국제 유가가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차종별 판매실적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경·소형차가 소비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과는 달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싸늘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천정부지로 치솟던 기름값 영향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줬다.

◇ 경소형차 훨훨 날았다

지난달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경소형차가 초강세였다.
 
▲ 마티즈·모닝 판매 현황(단위 : 대 / 자료 : GM대우, 기아차)
3일 국내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GM대우의 경차 `마티즈`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8% 늘어난 5404대가 팔렸다. 올 1~7월 누적 판매대수도 전년대비 13.1% 증가한 3만6307대를 기록했다. 기아차 `모닝`도 모두 5060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를 웃도는 실적을 나타냈다.

경차와 함께 소형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기도 뜨거웠다.

현대차(005380) `클릭`과 `베르나`는 각각 1150대와 1450대가 판매돼 전년대비 145.7%, 116.7% 급신장했다. 이 두 차량은 지난 6월에 비해서도 각각 88.5%, 138.9%씩 판매가 늘었다.

기아차(000270) `프라이드`는 모두 2129대가 팔려 전년대비 12.1% 늘었고 GM대우의 `젠트라`(젠트라엑스 포함)도 총 869대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6배 가까이 급증했다. 젠트라는 올들어  판매 누적대수에서 전년대비 305.5% 증가한 5748대를 기록했다.

◇ 판매부진 SUV, `어찌하오리까`

SUV의 침체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차 업체들이 가솔린 SUV까지 등장시키며 부진 만회를 꾀했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을 끄는데는 역부족이었다. 낮은 연비 문제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현대차의 `투싼`, `싼타페`, `베라크루즈`는 각각 2520대(-3.1%), 3584대(-28.1%), 1073대(-31.7%)를 파는데 그쳐 전년대비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기아차 `스포티지`와 `쏘렌토`, `모하비` 역시 부진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

GM대우의 `윈스톰`은 지난달 모두 1595대가 팔렸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2451대)에 비해선  34.9%나 급감했다.
 
쌍용차(003620)의 `렉스턴`과 `뉴카이런`, `액티언`, `엑티언스포츠`도 각각 467대(-33.3%), 765대(-50.4%), 471대(-50.8%), 1262대(-11.9%) 판매에 그쳐 전년대비 하향곡선을 그렸다.
 
이상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부 차종의 판매실적 증가는 차값 인상에 따라 대기중이던 수요가 앞당겨진 것과 관련 있다"며 "그러나 당분간 경소형차와 신차 위주로 판매 증가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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