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의 날' 조례를 통과시켰던 2005년 3월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주최 세미나에서 오간 말이다. 한 전문가의 질문에 답한 사람은 '대양해군의 아버지'라 불리는 안병태 전 해군참모총장이었다.
◆한국 해군력, 일본의 30% 수준이다
그로부터 3년간 우리 해군의 전력은 급상승했다. 첫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이 진수됐다. 아시아 최대의 상륙함인 독도함, 5000t급 한국형 구축함(KDX-Ⅱ), 1800t급 214급 잠수함도 보유하게 됐다.
일본 해상자위대 전력은 더 강화됐다. 종전의 이지스함보다 업그레이드된 최신예 이지스함 2척을 추가로 확보해 이지스함만 모두 6척이 됐다. 전후(戰後) 첫 헬기항모로 불리는 1만3500t급 '휴우가'와 수중작전 능력이 대폭 향상된 최신예 3000t급 잠수함도 진수됐다. 그 결과 함정 총 톤수에서 우리는 13만700t으로 일본의 42만8000t에 크게 뒤떨어진다.
◆한일 이지스함 1대 6 열세
수상(水上)함정 중 가장 상징적인 이지스함의 경우 최대 1054㎞ 밖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이나 항공기를 발견할 수 있고 500㎞ 떨어져 있는 항공기, 함정, 미사일 등 900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배치된 아타고급 이지스함은 동해를 관할하며 유사시 독도로 가장 먼저 출동할 제3호위대군에 배치했다. 제3호위대군은 혼슈(本州) 서쪽 마이즈루(舞鶴)에 자리잡고 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올 초 지방대 예하의 호위대를 모두 호위함대로 편입해 4개 호위대군과 14개의 호위대로 개편했다. 각 호위대군은 8척의 주요 전투함을 보유하며 각각 4척의 전투함을 거느린 2개 호위대로 구성된다.
◆전투함-대함미사일도 헤비급 대 플라이급
대함미사일의 공격으로부터 함정을 방어하는 대공(對空)미사일, 기관포로 대함미사일을 격추하는 근접방공시스템 등도 일본이 앞선다. 게다가 일본의 함정은 1984년 이후 취역한 함정 비율이 65% 이상으로 신형 함정 비중이 높다.
◆대잠(對潛) 전력, 어른과 유치원생 차이
바다의 전략무기로 꼽히는 잠수함과 잠수함을 잡는 대(對)잠수함 전력을 비교하면 격차는 더 커진다. 우리 해군은 현재 1200t급 209급 잠수함 9척과 1800t급 214급 잠수함 1척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이보다 큰 2200~3000t급 잠수함 16척을 갖고 있다. 잠수함을 찾아내는 P-3C 해상초계기도 일본은 90대가 넘지만 우리는 8대뿐이다. 헬리콥터도 우리는 40여 대지만 일본은 SH-60J 89대, SH-60K 8대 등 90여 대에 이른다.
◆해경은 항공기에서 상대 안돼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간 분쟁이 생겼을 때 군(軍)에 앞서 1차 충돌할 주체는 우리 해경과 일본의 해상보안청이다. 3000t 이상 대형 경비함은 우리 해경이 많다.
3000~6500t급 대형 경비함은 우리가 15척, 일본이 13척이다. 그러나 900~1000t급 경비함은 우리가 7척인 반면, 일본은 38척이나 된다.
항공기의 경우 한일 간 격차는 더 크다. 고정익 항공기의 경우 일본은 27대에 달하는 반면, 우리는 1대에 불과하다. 회전익 항공기(헬리콥터)의 경우 우리 해경이 14대를 보유한 반면 일본은 46대다.
◆우리 공군 F-16, 독도에 5분밖에 못 머문다
독도는 강원도 강릉 기지에서 266㎞, F-15K가 배치된 대구기지에서 330㎞, 경북 포항에서 258㎞, 비상활주로가 있는 경북 울진 죽변에서 216㎞ 떨어져 있다.
반면 일본은 독도에서 157㎞ 떨어진 오키섬에서 F-15J전투기를 출동시킬 수 있다. 우리 전투기 중 독도 상공에서 1시간 이상 머물며 작전할 수 있는 것은 F-15K뿐이다. 총 170대를 보유하고 있는 F(KF)-16은 5분 가량만 독도 상공에서 머물 수 있다.
일본은 F-15K보다 다소 성능이 떨어지는 F-15J 203대를 비롯, F-16을 발전시킨 F-2 지원전투기 70여 대를 갖고 있다. 일본은 올 들어 KC-767J 공중급유기를 도입했다. 한차례 공중급유를 받으면 F-15J는 비행시간이 2시간 늘어나고 F-2 전투기는 대지(對地)공격 범위가 1000㎞ 이상 늘어난다.
◆일본 조기경보기, 한국공군 움직임 훤히 본다
공군력에서 우리가 무엇보다 불리한 것은 공중 조기경보 능력과 전자전(電子戰) 능력이다.
일본은 E-767 4대, E-2C 13대 등 17대의 공중 조기경 보통제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350㎞ 이상 떨어져 있는 우리 항공기의 움직임을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파악할 수 있다.
우리는 2012년이 돼야 E-737 4대를 갖게 된다. 독도 공중전시 울릉도 등에 있는 장거리 레이더의 도움을 받겠지만 땅 위에 있는 것이어서 하늘에 떠있는 조기경보기보다 탐지 범위가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다. 전자전의 경우도 일본은 EC-1 등 전자전기를 여러 대 갖고 있지만 한국 공군은 없다. 현재 우리 군은 미군으로부터 정찰위성 정보를 받고 있으나 한일 간 충돌이 벌어지면 더 이상 지원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은 "우리 해군력이 일본의 70~80% 수준은 돼야 일본이 독도 도발을 할 수 없다"며 "지난해 여름 해군이 합참에 건의한 이지스함 3척, 5000t급 구축함(KDX-Ⅱ) 6척 추가건조 계획이 실행에 옮겨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