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간분석)유가 폭등과 주가폭락의 파장

  • 등록 2000-09-08 오전 8:48:29

    수정 2000-09-08 오전 8:48:29

국제유가의 급등과 국내 주가의 폭락이 8일자 조간의 최대 관심사였다. 1주일째 폭등행진을 이어가며 35달러에 육박한 국제기름값 소식은 대부분의 조간이 1면에 배치했다. 수치보다는 "사상최고의 유가"라는 제목이 문제의 심각성을 말해준다. 유가폭등에 대한 분석과 전망,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의 해설기사도 주요면에 큼지막하게 실렸다. 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3차 오일쇼크가 적정된다는 우려가 많았다. 국제수지와 물가에 비상이 걸렸지만 정부가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국내유가도 10~20%가량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 마이너스 성장과 두자릿수 물가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최근 재경장관이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경제정책 기조에 미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지만 국제유가 파문은 당장 콜금리 인상과 에너지세제 개편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은과 금융통화위원회는 당초 0.25%포인트 가량 올릴 것으로 예상됐던 콜금리를 현재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고유가라는 외부충격이 의외로 크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라고 조간들은 썼다. 일부 조간은 정부입김에 밀려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가 퇴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경유와 LPG가격인상을 골자로 하는 에너지 세제 개편안은 전날 당정협의를 거치며 인상완료 시기가 2006으로 늦춰졌다. 2~3년안에 빨리 올리려는 것이 정부 생각이었는데 여당에서는 서민생활에 미칠 급격한 부담을 우려, 앞으로 6년간 균등인상하는 것으로 정부안을 조정했다. 왜곡된 에너지 가격 체계를 고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제유가 폭등으로 외부에서 큰 인상요인이 생기는 마당에 국내에서 유가인상을 부추겨 민심을 잃을 필요가 뭐가 있느냐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날개없이 추락하는 주가는 국제유가 못잖은 비중으로 다뤄졌다. 조간들은 "코스닥 100붕괴 위기" "코스닥 17개월만에 최저치" "종합주가지수 650대로 급락"등의 제목을 뽑았고 폭락장세가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매경은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불안감 때문에 코스닥 지수 100선도 낙관할 수 없다고 썼다. 서울경제는 증시위기로 자금조달기능이 마비되고 있다며 주가폭락의 파장을 1면 머릿기사로 올렸다. 전날 크게 다뤄졌던 인터넷 주가조작기사는 미국에서 유사한 사례가 발생됨에 따라 이날자 조간에서도 관심이 이어졌다. 조선과 대한매일 등이 인터넷 주가조작 관련기사를 크게 실었다. 경제불안에 대한 우려는 다른 기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조간들은 고유가와 국제 원자재가격의 상승,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성장 둔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제조업체의 체감경기가 나빠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2분기 가계수지동향은 소득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소득은 외환위기 이전수준에 못미치고 있으며 빈부격차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썼다. 이밖에 기업의 부족자금을 실시간으로 지원하는 일중당좌대출 시행, 주택은행 정기예금금리 6%대로 인하, 제일은행에 대한 2조9000억원의 풋백옵션 자금지원, 그린벨트 전면해제 지연, 민관이 공동참여하는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설치 등의 소식이 경제면 주요기사로 조간지면을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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