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리스 와이프’ 내쫓는 남편, 이대로 나가야 하나요[양친소]

[양소영 변호사의 친절한 상담소]
  • 등록 2024-08-03 오전 6:09:43

    수정 2024-08-03 오전 6:14:56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김선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4년 가사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출연
저희 부부는 2003년 협의이혼을 했습니다. 그땐 제가 사업을 하다가 부채가 늘어나면서 이혼을 선택했어요. 하지만 이후 빚 문제가 해결됐고 혼인 신고는 하지 않은 채 살림을 합치게 됐습니다. 한동안은 시댁에 들어가 아이와 함께 살기도 했고요.

남편은 다니던 직장을 퇴사하고, 저와 함께 창업을 했습니다. 남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했고 제가 5000만원, 남편이 8000만원 정도를 보태 보증금, 인테리어, 물품비로 썼습니다. 감사하게도 가게는 해마다 매출이 증가했고 형편도 나아졌어요. 아들 대학도 무사히 보냈고요.

하지만 제가 40대 중반부터 이른 폐경과 갱년기 우울증으로 힘들어졌습니다. 심리상담도 받고 신경정신과 약도 먹었지만 나아지지 않았고, 남편과의 관계는 점점 악화했습니다. 특히 남편은 “부부관계를 안 하는 섹스리스와 못 살겠다”며 저보고 집에서 나가라며 수시로 막말을 퍼부었습니다.

저도 더 이상의 결혼생활은 힘에 부쳐 헤어지자고 했는데요. 남편은 지금 혼인신고도 안 했고 부부도 아니니까 위자료며 재산 분할은 해줄 수 없다는 겁니다. 12년간 가게를 운영하면서 남편은 사업자 명의가 본인으로 돼 있단 이유로 수입은 모두 자기 돈이라며 제게 용돈 한 번 제대로 준적 없습니다.

남편은 10억원 미만의 작은 상가주택을 시어머니로부터 20년 전에 증여받아 가지고 있습니다. 만기가 된 연금보험, 국민연금도 준비가 돼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재산분할은 안 되나요? 저는 이대로 빈손으로 집을 나가야 하나요?

-아내는 갱년기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데, 남편이 부부관계를 이유로 헤어지자고 요구하고 있어요.


△부부 사이에는 민법상의 동거의무가 인정되고, 여기에는 배우자와 성생활을 함께할 의무가 포함됩니다. 그렇다고 동거의무에 폭언, 폭행, 협박에 의해 강요된 성관계를 감내할 의무가 포함된 것은 아닙니다. 부부라고 해서 원치 않는 부부관계까지 무조건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부부관계를 강요하면서 폭언이 동반된다면 이혼사유는 물론 위자료 청구까지 가능해 보입니다.

-사연자의 남편은 이혼을 하고 혼인신고를 다시 하지 않은 상태니까 위자료나 재산분할을 해줄 수 없다고 하는데요?


△남편이 재산분할이나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없다고 말한 부분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사실혼 관계라도 법률혼과 같이 일정 부분 보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재산분할과 위자료입니다.

일단 사실혼은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혼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먼저 입증해야 합니다. 단순히 동거했다거나 간헐적으로 부부관계가 있다거나 하는 정도의 사정만으로는 입증이 부족하고요. 객관적인 사실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결혼식 사진이나 청첩장 같은 것입니다. 또는 부부끼리 할 만한 경제적 교류 예컨대 생활비를 정기적으로 서로 주고받았다거나 아니면 배우자 가족들의 제사나 명절에 참석했거나 그리고 주민등록등본에 같이 올려놨는지 여부 등으로 사실혼을 입증할 수 있습니다.

-사연자의 경우, 사실혼 관계 입증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어머니와 합가해서 생활하고, 남편과 함께 경제활동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부분을 자료를 통해서 증명하면 충분히 사실혼이 입증될 것으로 보입니다.

-남편이 시어머니로부터 증여받은 상가도 재산분할이 될까요?


△판례를 보면, 배우자의 상속재산을 기초로 형성된 재산이라고 하더라도 그 배우자가 취득이나 유지에 기여를 했다면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비율에 있어서는 아내와 남편이 형성한 자산을 기초로 한 경우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남편의 연금도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을까요?

△사실혼 배우자도 연금법상의 배우자로 봐서 연금분할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분할연금 수급 건에 관해서는 연금법 64조에 따라 분할수급을 구할 수도 있지만, 소송을 제기하거나 협의이혼을 할 때 연금 분할에 관해서는 협의를 하거나 재판상 결정이 되면 그것을 우선적으로 적용받게 됩니다. 소송이나 협의로 비율을 정하게 되면 공단에 신고하면 됩니다.

※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양담소’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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