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보다 근무시간, 인지도보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일하고 싶은 기업’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회사를 선택하는 최우선 기준으로 ‘복지’를 꼽는 MZ세대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스타트업에도 복지 좋은 곳이 많습니다. ‘복지좋소’(복지 좋은 중소기업)는 매주 토요일마다 이런 기업을 소개합니다.<편집자주>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한 건물. 이곳에선 시도 때도 없이 록, 재즈,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흘러나온다. 내부에선 성인 남녀가 삼삼오오 모여 음악을 듣거나 피아노, 베이스, 드럼 등을 하나씩 맡아 즉흥으로 합주한다. 건물 내 또 다른 공간에선 하나둘씩 모여 간식을 먹으며 오락기로 게임을 하기도 한다.
| 포자랩스 직원들이 사내 스튜디오 녹음 부스에서 합주하는 모습. (사진=포자랩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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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면 대학 동아리 같지만 이곳은 인공지능(AI) 음악을 만드는 기업 ‘포자랩스’의 사무실이다. 포자랩스는 ‘누구나 쉽게 음악을 창작해 소유하는 세상을 만든다’는 비전으로 2018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창의성을 요구하는 음악 분야를 다루는 회사인 만큼 직원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포자랩스에는 총 3개의 음악 스튜디오가 구축돼 있다. 메인 스튜디오와 연결된 녹음 부스에서는 주로 실연, 보컬 녹음 등을 진행하는데 직원들이 휴게시간이나 업무시간에 모여 즉흥적으로 합주하기도 한다.
휴게공간 역시 음악적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휴게공간의 이름부터 ‘루바토’(Rubato)로 ‘박자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하는 연주’라는 음악 용어에서 따왔다. 이곳에선 누구나 자유롭게 스낵바에 있는 간식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으며 게임기도 이용할 수 있다.
루바토가 마음껏 떠들고 놀 수 있는 공간이라면 조용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별도 공간도 마련돼 있다. ‘슬리핑 룸’에선 외부 방해를 받지 않고 숙면하거나 안마의자에 앉아 편안히 쉴 수 있다.
| 포자랩스 직원들이 사내 휴게공간인 ‘루바토’에서 간식을 먹으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포자랩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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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휴식을 위한 복지 제도도 운영 중이다. 생일 및 경조사는 물론 건강검진 당일에도 쉴 수 있도록 유급 휴가를 제공한다. 매년 8월에는 개별 연차 외에 별도로 3일의 유급 연차를 통해 전 직원이 여름휴가를 다녀올 수 있도록 했다.
구성원의 성장을 돕기 위한 복지 제도도 마련돼 있다. 고사양 업무 기기, 장비는 물론 데이터 분석 툴, 디지털 오디오 워크스테이션 등 각종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또 AI나 작곡 등 직무 관련 강의 참여를 지원하며 관련 도서 구매 비용도 지급한다.
이밖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개인 법인카드를 발급해 점심 식사와 커피(음료) 구매, 외근 시 교통비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연간 60만원의 복지 포인트로 여행, 영화, 교육 등을 지원하며 △사내 인재 추천 보상금 100만원 △동호회 지원금 △입사 축하 꽃바구니 등도 제공한다.
포자랩스 관계자는 “대부분의 복지는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통해 만들었다”며 “지금보다 더 나은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구성원들과 함께 우리에게 필요한 복지 제도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눠갈 것”이라고 전했다.
포자랩스는 2018년 설립 후 다양한 장르의 자체 음원 데이터를 구축해왔다. 이를 통해 영화나 드라마, 게임, 영상 콘텐츠 등의 배경음악을 작곡해주는 AI 배경음악 구독 서비스 ‘비오디오’를 선보였다. 올 초에는 AI 음악 창작 서비스 ‘라이브’를 선보여 한 달 만에 가입자 1만3000명을 끌어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