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갈등의 시대, 서로 다른 인간군상 간 대립이 낳은 비극을 통해 연민과 공존의 메시지를 전하는 이야기’.
| 연극 ‘화전’ 공연 장면.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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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선정된 극단 아르케의 ‘화전’(2024년 2월 17일~2월 25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김승철 연출)에 대한 평가다.
화전은 혼돈에 휩싸여 있던 여말선초를 배경으로 만든 작품이다. 조선이 세워지자 강원도 정선으로 몸을 숨긴 고려 유신들이 화전민 부락에 흘러 들어가며 벌어지는 사건과 비극을 그렸다. 붓만 잡아 농기구는 만져본 적 없는 유신들이 정치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화전민들의 생활 방식을 배우고, 그들의 삶에 스며들며 벌어지는 갈등과 연민, 화해의 과정을 담고 있다. 조선 건국에 반대했던 고려의 칠현(7명의 유신)이 강원도 정선 서운산에 은거해 절개를 지켰다는 역사 속 짧은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았다. 극단 아르케의 선장인 김승철 연출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극의 배경은 조선 초기지만 무대에 오른 배우들이 모두 현대 의상을 입고 연기하는 연출이 눈에 띈다. 배우들은 주로 관객을 향해 정면을 바라보며 연기하다, 중간중간 서로를 바라보고 만지기도 하며 서로 다른 신분과 가치관에서 비롯된 갈등과 번민을 표현한다. 서로 다른 집단 간 불통과 반목이 과거에서 시작돼 현재까지 이어지는 듯한 연출이다. 음악에서도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꾀했다. 키보드와 북, 첼로, 바이올린 등 현대의 악기를 사용해 전통의 멜로디를 구현해냈다. 특히 유신들을 편견없이 포용한 화전민 마을의 촌장 캐릭터를 통해 갈등과 분열의 비극을 극복할 수 있는 건 서로를 향한 연민과 연대임을 힘주어 말한다. 연극계에 시대극이 한동안 부재했던 아쉬움도 덜어준 작품이다.
△ 한줄평=“연극성과 서사성이 조화롭게 만난 수작.”(류주연 연출), “갈등과 분열의 시대, 공존의 화두를 던지는 메시지.”(남동진 연극배우)
| 연극 ‘화전’ 공연 장면.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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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화전’ 공연 장면.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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