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부천병원 성형외과 차한규 교수는 “림프액이 정체되어 염증 반응을 일으키면 발적, 통증, 전신 발열을 동반하는 ‘연부조직염(봉와직염)’이 발생할 수 있다. 연부조직염은 즉시 입원 및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심한 경우 한 달에 1~2회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림프부종 환자는 팔, 다리 굵기 변화로 옷차림에 제한이 생기고 장시간 앉거나 서 있기가 어려워진다. 부종이 있는 부위의 피부가 적색으로 변하고 두꺼워지며 심한 가려움과 각화증을 동반하는 등 외적인 변화도 피할 수 없으므로 자존감 저하, 우울감, 대인기피증 등 정신건강의학적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림프부종은 원인에 따라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뉜다. 림프부종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이차성 림프부종은 수술, 종양, 방사선 치료, 외상 등으로 림프계가 손상돼 발생한다. 그 외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림프부종을 일차성 림프부종이라고 한다. 일차성 림프부종은 발생 시기에 따라 출생 시나 1세 미만에 발생하는 선천성 림프부종, 1~35세에 발생하는 조발성 림프부종, 35세 이후 발생하는 지연성 림프부종으로 분류한다.
차한규 교수는 “유방암 환자는 암 전이를 막기 위해 겨드랑이 림프절을 절제하는 ‘겨드랑이 림프절 곽청술’을 시행하게 되는데, 최근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림프부종 환자도 덩덜아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림프부종을 진단하려면 먼저 함요부종(부종 부위를 눌렀을 때 눌린 자국이 다시 회복되는 데 오래 걸리는 경우) 유무를 확인하고 팔·다리 둘레 측정, 생체전기저항 측정 등을 시행하며 림프부종이 의심되면 여러 정밀 검사를 시행하고 진단 및 치료 계획을 수립한다.
림프부종 치료는 발병 초기에는 압박,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 비수술적 치료로 상태 유지 및 진행 예방에 중점을 두고, 림프부종이 진행되면 수술적으로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법은 주로 림프관-정맥 문합술, 지방흡입술, 림프절 이식술 등 세 가지를 시행한다. 림프관-정맥 문합술은 검사 후 림프관 기능이 남아있을 것으로 생각될 때 고려하는 수술법으로, 팔이나 다리에 2~3cm 피부를 절개하고 절개창을 통해 림프관과 정맥을 연결함으로써 림프액이 순환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는 수술이다.
림프관-정맥 문합술 후 효과가 없거나 수술실 소견상 림프관이 없거나 기능이 없는 림프관만 있다면, 몸의 다른 곳에 있는 정상적인 림프절을 혈관과 함께 채취해 부종이 있는 부위에 이식해 주는 ‘림프절 이식술’을 시행한다.
림프부종으로 섬유화가 심해지면 다른 수술 효과가 없으므로, 축적된 지방 및 섬유조직을 물리적으로 제거해 해당 부위 굵기를 가늘고 가볍에 만들어주는 지방흡입술을 시행한다. 수술 후에도 림프액이 저류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차한규 교수는 “림프부종의 수술적 치료는 림프관에 대한 해부학적 이해와 풍부한 수술 경험과 최첨단 기술이 필요한 고난도 수술이기 때문에 이를 시행하는 의료진이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다”며 “림프부종은 아직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질환이므로, 악화하지 않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삶의 질과 밀접한 질환이기 때문에, 힘들더라도 반드시 호전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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