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 증상을 동반하는 감기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것은 ‘식적’ 증상이다. 우리 소화기는 위쪽면이 꽉 차면 아래는 텅 비고, 위쪽이 비면 아래가 꽉 차는 방식으로 비움과 채움을 리듬삼아 움직인다. 그 리듬이 깨지거나 지쳤을 때 위장이 팽팽한 상태가 되는데 이를 식적이라고 한다. 식적 증상이 나타나면 위장 자체가 위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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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감기에 반복해서 걸리거나 잘 낫지 않는 아이들일수록 소화기 상태를 살펴야 하는데 뱃속이 불편하면 면역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몸 크기에 비해 많이 먹는 경우가 있는데, 하루 종일 뛰고 웃고 떠들다 보니 에너지 소모가 많고, 성장을 위한 식욕이 왕성하기 때문이다. 시도 때도 없이 음식을 먹는 아이들도 많고, 자기 전에 유난히 식욕이 왕성해지는 경우도 흔하며, 달콤한 음식만 찾기도 하는데 이는 아이 위장에 누적된 문제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한의학에서는 아이들의 감기치료를 진행할 때 호흡기 증상을 완화하면서, 위장에 부담이 없는 약재를 우선적으로 처방한다. 또한 열이 나는 경우, 열을 식히는 것보다 식체를 치료해 전신의 순환을 돕는 것이 치료의 우선순위가 된다.
마지막으로, 콧속이 건조해서 말라붙는 경우도 살펴봐야 한다. 콧물을 말리는 감기약을 오랫동안 복용해온 아이들은 콧속이 말라붙어 끈적끈적하고 가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콧물이나 기침을 서둘러 잡는 치료가 아니라, 진액을 보강하여 가장 적절한 점막 습도의 상태를 되찾는 치료를 하지 않으면 감기가 고질적인 비염으로 이어지기 쉽다.
한의학에서 감기 치료는 아이의 체질적 요소도 감안한다. 체질적으로 기운이 치켜 오르는 타입의 아이들은 부산하고 똑똑하고 감정 변화가 빠른데, 이런 경우 감기치료를 오래 하다 보면 이런 상기되는 현상을 더 조장해서 눈충혈, 인후통, 코막힘, 두통, 목주변의 가려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경우 2주 이상 감기가 이어진다면 육미지황탕 같은 보약을 함께 처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기 전에는 공복시간을 충분히 갖도록 한다. 빈속이어야 숙면을 할 수 있고 면역력에 유리하다.기상 후에 목수건과 양말을 착용하게 해서 목주변과 발을 따뜻하게 하면 호흡기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감기에 잦은 항생제, 해열제 사용보다는 가능하면 스스로 열을 이겨낼 수 있으면 면역시스템이 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