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공모펀드의 경우 국내외를 막론하고 자금 유출이 이어지면서 운용순자산 1조원 이상 규모의 ‘공룡 펀드’는 자취를 감췄다. 전문가는 내년 금리 인상 속 저축성 예금 등으로의 자금 이동이 불가피할 전망이지만, 저가 매수하기에는 매력적인 구간이라고 조언했다.
해외 앞지른 국내 주식형 9%↑…성장주·레버리지 ‘쑥’
2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는 1개월 새 8.76% 올랐다. 해외 주식형 수익률(3.01%)을 큰 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많이 오른 만큼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에선 8012억원이 유출되면서 차익 실현이 이뤄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해외 주식형은 유출 규모가 880억원으로 더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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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반영하듯 한 달간 수익률 상위엔 성장주 상장지수펀드(ETF)가 줄을 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관련 테마형 ETF가 20~30% 수익률로 5위권을 점령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은 먼저 조정을 받았고 올 하반기에는 저가 매수세가 나타났는데 특히 변동성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 상위에 올랐다”며 “해외 주식형은 국내보다 뒤늦게 올 하반기부터 유출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에선 중국과 반도체 키워드가 주를 이뤘다. ‘미래에셋TIGER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 ETF가 36.80% 가장 많이 올랐다. ‘미래에셋TIGER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 ETF가 27%대로 2위였다.
중화권 증시는 ‘시진핑 3연임’에 따른 불확실성, 고강도 코로나19 방역, 미국과의 갈등 영향에 출렁였다. 다만 바닥에 이르자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중국 주요 종목들로 구성된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중국 지수’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기업 실적, 금리, 업황 전망에 따라 반등세를 보였다.
액티브 공모형, 국내외 모두 유출…내년에도 비우호적·저가매수는 유효
하지만 전반적으로 자금 유출세는 두드러진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운용순자산이 1조원이 넘는 ‘공룡 펀드’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해외형에서 1위인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는 22일 기준 운용순자산이 6893억원으로 3개월 전(7617억원) 대비 줄었다. 국내형 1위인 신영밸류고배당의 경우 석 달 전 4147억원에서 3972억원으로 줄었다.
김 연구원은 “액티브 공모펀드가 단기 투자하는 ETF와 달리 1년 이상 기간을 보고 투자하는 상품인 점을 감안하면 투자심리가 좋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글로벌 자금의 국내 주식 투자 확대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해외 주식형 펀드는 저가 매수가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김 연구원은 “내년에도 금리가 높아지면서 저축성 예금으로 자금 이동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배당 펀드 등을 유망하게 본다”며 “금리가 높고 가계 사정이 좋지 않아 비우호적인 투자 환경이 이어지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적립식, 저가 매수 시 2~3년 이후 수익을 낼 수 있어 저가 매수가 가능한 시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 주식형의 경우 지난 1년간 저조한 성과를 보인 미국은 경기 침체 우려로 상반기 변동성이 크겠지만 중장기 분할 매수를, 중국은 방역 완화, 저평가 매력에 따라 접근이 유효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