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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룡들의 ‘우울한 실적’
9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8% 하락한 3만2774.41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42% 내린 4122.47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9% 떨어진 1만2493.93을 기록했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하락해 장중 내내 약세를 보였다. 지난주 모처럼 랠리 흐름을 보였다가 갑자기 약세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은 주요 반도체업체들이 ‘우울한’ 실적 전망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에 이어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이 이날 실적 예측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재차 투자 심리가 가라앉았다. 마이크론은 올해 2분기 매출액을 당초 예측했던 68억~76억달러(약 8조 9000억~9조 9000억원)보다 낮춰 잡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등으로 수요가 악화하고 공급망이 더 꼬였다”고 진단했다. 마이크론은 더 나아가 3분기에도 매출액이 큰 폭 줄고 마이너스 현금흐름을 기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마이크론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3.74% 하락한 59.15달러에 마감했다. 엔비디아(-3.97%), 인텔(-2.43%), 퀄컴(-3.59%), AMD(-4.53%), 브로드컴(-2.33%) 등 주요 반도체주의 주가 역시 떨어졌다. 알파벳(구글 모회사·-0.54%), 아마존(-1.13%), 테슬라(-2.44%), 메타(페이스북 모회사·-1.01%) 등 일부 빅테크주 주가마저 떨어졌다.
외환거래업체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엔비디아와 마이크론은 투자자들이 최근 공급망 이슈를 살피는데 좋은 큰 두 회사”라며 “(반도체주 부진은) 기술주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술주 이외에 노바백스가 코로나19 백신 수요 감소로 연간 매출액 가이던스를 하향하면서 주가는 29.64% 폭락했다.
경제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2분기 비농업 생산성은 전기 대비 연율 기준 4.6% 감소했다. 이 지표는 1분기 당시 7.4% 떨어지면서 1947년 3분기 이후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여전히 마이너스(-) 수준이라는 점에서 생산성은 낮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2분기 비농업 단위 노동비용은 10.8% 급등했다. 1분기(12.7%)보다는 낮지만 두자릿수를 계속 유지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수 있는 수치다.
시장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을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8.7%다. 전월 9.1%보다 낮을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근원물가의 경우 5.9%에서 6.1%로 오를 것으로 봤다. 7월 CPI를 통해 인플레이션 정점론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하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12%,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53% 각각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덩달아 약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0.29% 내린 배럴당 90.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