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증 속속 추가하는 BMS ‘옵디보’...머크 ‘키트루다’ 넘본다

면역항암제 분야 매출 양분...키트루다와 옵디보
옵디보가 적응증 속속 추가..키트루다 추격 중
두 약물은 전 세계 20~30가지 적응증 확보
국내 업계와 적응증 추가를 위한 병용임상 박차
  • 등록 2022-03-06 오전 9:30:00

    수정 2022-03-08 오전 4:45:37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면역항암제 블록버스터 분야에서 글로벌 제약사간 시장 확보 경쟁이 뜨겁다. 주인공은 이 분야 의약품 매출 1, 2위에 올라 있는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다. 최근 옵디보가 국내외에서 적응증을 연달아 추가하며 키트루다를 바짝 추격하고 나섰다. 향후 관련 바이오시밀러 등장에 앞서 적응증을 늘려 매출 폭을 최대한 확장해 두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다. 최근 적응증을 추가하면 경쟁 약물인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펜브롤리주맙)을 바짝 뒤쫓고 있다.(제공=BMS)


옵디보 적응증 확보 박차...국내 적응증 수 ‘키트루다’ 앞서

2020년 기준 키트루다의 매출액은 약 17조원, 옵디보는 약 9조원에 이른다. 201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흑색종 치료제로 키트루다와 옵디보를 처음 승인했다. 이후 BMS와 MSD 등은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에서 자사의 면역항암제 관련 적응증을 꾸준히 확장하며 매출을 확장해 왔다.

지난달 25일 BMS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요로상피세포암과 전이성 식도 편평세포암 등 옵디보에 대한 2가지 적응증을 추가로 승인받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옵디보는 전 세계적으로 20여 개 암 종에서 약 25가지 적응증에 두루 쓰이게 됐다. 옵디보의 확장성이 커지면서 키트루다를 향한 적극적인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 키트루다는 전 세계적으로 16개 암 종에서 약 30여 가지 적응증에 처방되고 있다.

두 약물의 국내 적응증 선점 경쟁에서는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지난달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식도암과 방광암, 비소세포폐암, 신세포암, 대장암 등 옵디보에 대한 5가지 적응증을 한번에 추가 승인했다. 그 결과 옵디보는 국내에서 10개 암 종에서 19가지 적응증을 확보하게 됐다. 14개 암 종에서 18가지 적응증을 확보한 키트루다를 넘어선 것이다.

면역항암제 개발 업계 관계자는 “옵디보와 키트루다는 국내에서 흑색종이나 비소세포폐암 등에 경쟁적으로 처방되고 있다”며 “최근 옵디보가 한국은 물론 미국과 유럽 등에서 악성흉막종피종과 같은 새로운 암 종에 대한 적응증을 추가로 획득하며 보폭을 크게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키트루다 역시 추가 적응증 획득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최대 1000개의 임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매출액에서 옵디보가 키트루다를 넘어서는 일은 아직 시간이 더 두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블록버스터 적응증 확대...“병용요법 개발사엔 기회”

업계에서는 BMS와 MSD의 적응증 확대 행보가 이 약물들과 병용요법을 시도하는 기업들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 중이다.

네오이뮨텍은 위암 환자에게 자사의 면역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NT-I7(성분명 에프넵타킨 알파)’과 옵디보를 병용투여하는 임상 2상과 고형암 환자에게 키트루다와 자사 약물을 병용투여하는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메드팩토(235980)는 대장암 환자에게 자사의 면역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백토서팁’과 키트루다 병용투여하는 글로벌 임상 2b/3상을 준비하고 있다. 지놈앤컴퍼니(314130)는 4일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키트루다와 자사의 담도암치료제 ‘GEN-001’을 병용투여하는 국내 임상 2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옵디보와 키트루다의 주요 특허는 각각 2026년, 2028년에 만료된다. 업계 관계자는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사가 새로운 약물과 병용요법을 수행해 추가 적응증을 확보하는 것은 향후 등장할 바이오시밀러와 차별화해 시장성을 유지하는 방법 중 하나다”며 “바이오시밀러가 해당 적응증까지 획득해 들어오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반대로 이와 병용한 약물은 성공 시 블록버스터가 선점한 시장에서 매출 증대를 크게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병용요법은 이를 수행하는 양 사가 ‘윈윈(win-win)’하는 전략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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