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학제 협진] 전립선 암 환자 급증... 중년 남성, 혈액검사로 대비 가능

  • 등록 2021-07-03 오전 7:33:36

    수정 2021-07-03 오전 7:33:36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중년 남성을 위협하는 전립선암은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연간변화율은 약 11.4%로 전체 암 중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다. 그 바탕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첫 번째는 평균수명 연장이다. 전립선암의 평균발병 연령대를 살펴보면, 60~70대의 비율이 높다. 즉, 과거 대비 노년인구 급증을 그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식생활의 서구화다. 동물성 지방 섭취가 비교적 활발한 북미나 유럽의 경우, 전립선암은 남성암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립선암 선별검사 시행률 증가 및 인식도 향상을 손꼽을 수 있다.

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전승현 교수는 “전립선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90% 이상에 육박하지만, 뚜렷한 증상이 없어 환자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려운 암 중 하나”라며 “본인이 50세 이상이거나 가족 내 전립선암 환자가 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전립선특이항원(PSA) 혈액검사를 주기적으로 받아보는 것이 조기발견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전립선암은 경우에 따라 빈뇨, 절박뇨, 야간 빈뇨 등 하부요로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은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염 등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대부분의 환자가 뒤늦게 진료실을 찾는 시기는 주변장기로의 침윤 및 전이가 발생했을 때다. 혈뇨, 골반통, 요추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전승현 교수는 “전립선암 치료의 기본은 수술이며, 방광 하부 골반강 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과 주요한 신경 및 혈관, 방광, 요도 괄약근과 인접해 있는 해부학적 특성으로 합병증 위험이 높아 매우 정교하고 섬세한 술기가 요구된다”며 “환자 개개인의 병기, 암종의 특성, 진행위험도, 연령 등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후 치료방법을 선택해야 하며, 수술 이외에도 치료효과가 높은 방사선치료 등을 적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초기 전립선암의 수술은 근치적전립선절제술로 전립선과 정낭을 모두 제거하고 방광과 요도를 이어준다. 만약 전이가 동반되었다면, 수술이 아닌 남성호르몬 박탈요법을 시행한다. 암의 성장을 막기 위해 남성호르몬을 차단·억제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치료반응이 좋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반응도가 떨어져 항암화학요법을 비롯해 다른 종류의 약제를 투여, 생존기간을 증가시킨다.

전 교수는 “수술 후 요실금, 성기능 장애 등의 합병증 위험이 큰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데 최근 추세와 연구를 살펴보면, 국내의 전체 전립선암 수술의 과반 이상이 로봇수술이 활용되고 있다”며 “개복 수술과 달리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 성기능 및 요자제 능력 회복이 더욱 빨라졌고 특히 출혈량이 적어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의료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전립선암 치료에 있어서는 수술적인 치료 외에도 방사선치료 또한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세기조절 방사선치료의 발달로 과거와 달리 직장과 방광 등 인접장기에 대한 불필요한 피폭을 최소화하면서 치료 표적에만 국한적으로 고선량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경희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영경 교수는 “과거에는 3차원 입체조형 방사선치료가 주로 사용되었으나 2000년대 후반부터 세기조절 방사선치료가 급여화되면서 전립선암 방사선치료의 주된 기법으로 자리 잡았다”며 “치료부위에는 고선량을 조사하는 동시에 주위 정상조직에는 불필요한 선량을 차단하여 치료 효과는 높이면서 부작용의 빈도 및 중증도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사선치료는 목적에 따라 크게 근치적, 수술 후, 고식적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근치적 방사선치료를 통해 수술과 동등한 수준의 우수한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저위험군, 중등도 위험군에서는 방사선치료 단독으로도 좋은 예후를, 고위험군이라면 호르몬치료와 병용하여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전립선 절제술 후 전립선특이항원 수치가 충분히 낮은 범위로 떨어지지 않거나 병리소견상 나쁜 예후가 우려되는 경우에는 수술 후 방사선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김영경 교수는 “표준분할 방사선치료의 경우 대개 7~8주간의 치료 기간이 필요하지만, 최근에는 저분할 방사선치료를 통해 5~6주로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며 “방사선종양학과 전문 의료진과의 긴밀한 상담으로 방사선치료 필요 여부를 판단하고 CT 모의치료와 전산화 치료계획 등을 포함한 정밀한 치료과정을 통해 치료효과를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사선치료는 ▲치료 전과 동일한 일상생활 유지 ▲수술 받기 어려운 전신 상태나 동반질환이 있어도 가능 ▲치료 기간 중 통증, 불편감 최소화 ▲하루 30분 이내의 짧은 치료 시간 등의 다양한 장점이 있다.

경희대병원 전립선암 다학제 협진팀은 환자 개개인마다의 예후나 진행속도가 천차만별이라는 점에 착안해 환자별 개별적인 전립선암 병기, 진행위험도 등을 고려한 정밀 치료계획을 수립하고, 수술, 방사선치료, 약물 치료 등을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상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현존하는 가장 발전된 방사선 치료기기 중 하나인, ‘토모테라피’를 이용해 영상유도 세기조절 방사선치료를 적극적으로 활용, 치료성적은 높이면서 부작용은 줄이는 최선의 결과를 창출해나가고 있다.

경희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영경 교수(좌측)와 비뇨의학과 전승현 교수(우측)가 전립선암 환자의 치료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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